(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연일 35도를 넘는 살인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대구에서는 동물들마저 힘겨워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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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찾은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는 내리쬐는 뙤약볕 속에 동물들도 폭염과 힘겹게 싸우고 있었다.
호랑이 세 마리는 그늘 속에서 엎드린 채 미동도 하지 않았고 사자도 그늘에서 이따금 으르렁대기만 할 뿐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곰 또한 그늘만 찾아다니며 쉬거나 가끔 물웅덩이에 발을 담그기를 반복했다.
암컷(49살)과 수컷(44살) 코끼리 한 쌍은 사육사가 틀어 준 샤워기 물을 코로 들이마신 뒤 온몸에 뿌려대며 열기를 식히느라 여념이 없었다.
사슴 등 초식 동물 우리에도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어 더위에 지친 동물들에게 한 줄기 시원한 물을 선사하고 늑대와 너구리는 우리 구석에 웅크려 있거나 일부는 혀를 내밀어 체온을 조절하는 듯했다.
차가운 물에 사는 물개들은 상대적으로 선선하고 수온이 낮은 이른 아침에는 활기차게 헤엄치다가 오후에 수온이 조금씩 올라가면 우리 안에만 머물며 나올 줄을 몰랐다.
대다수 동물이 폭염에 힘들어 하지만 예외도 있다.
수컷(20살)과 암컷(29살) 침팬지 한 쌍은 멸종 위기 동물인 까닭에 실내에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며 피서를 즐기고 있다.
더위에 유난히 약해 사람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주지 않으면 스트레스를 받아 위험한 상태에 빠질 수 있어 특별대우를 하고 있다.
더위에 지친 동물들은 식욕 부진과 피로에 시달리기도 해 동물원에서는 영양제나 과일, 얼음 등을 수시로 먹이고 있다.
또 우리는 거의 매일 청소, 소독하고 웅덩이나 수조 물도 자주 갈아주는 등 위생에도 신경 쓰고 있다.
현재 달성공원 동물원에는 포유류, 조류, 어류 등 78종 1천여마리가 살고 있다.
동물원 관계자는 "올해처럼 폭염이 이어지면 사람과 마찬가지로 동물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며 "아프지 않고 여름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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