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드루킹 핵심측근 첫 영장…노회찬에 불법자금 전달 혐의(종합)

입력 2018-07-18 13:57   수정 2018-07-18 14:21

특검, 드루킹 핵심측근 첫 영장…노회찬에 불법자금 전달 혐의(종합)

경공모 회원 도모 변호사 내일 구속심사…증거위조 혐의도
노회찬 "입장 변화 없다" 의혹 부인…경찰 '드루킹 창고 방관' 지적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강애란 기자 =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공식 수사개시 22일 만에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 일당을 상대로 첫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팀은 18일 오전 드루킹이 이끈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에서 '아보카'라는 필명으로 활동한 핵심 회원 도모(61) 변호사에 대해 정치자금법 위반 및 증거위조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그가 전날 새벽 소환 조사 도중 긴급체포된 점을 고려해 19일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혐의 소명 여부와 구속 필요성 등을 심리할 것으로 보인다.
도 변호사는 총선 전인 2016년 3월 드루킹과 함께 자신의 경기고 동창인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경공모의 만남을 주선하고 불법 정치자금 5천만원을 기부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은 2천만원은 노 원내대표가 경공모 '아지트' 파주 느릅나무 출판사를 찾은 자리에서, 나머지 3천만원은 노 원내대표 부인의 운전기사를 통해 전달된 것으로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 변호사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해 당시 경찰이 수사에 나서자 드루킹의 변호인으로 나서 5천만원 전달에 실패한 것처럼 증거를 위조해 무혐의를 받아내는 등 공무집행을 방해한 혐의도 있다.
특검은 그가 현금 5천만원 중 4천190만원이 경공모 계좌로 되돌아온 것처럼 위장 입금 내역을 만들고, 5만원권 돈다발 사진을 증빙 목적으로 찍어 경찰 변호인 의견서에 첨부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도 변호사는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노 원내대표도 방송 등을 통해 관련 의혹이 터무니없다며 일축하고 있다. 이날 여야 5당 원내대표 방미 일정 차 인천공항을 찾은 그는 "기존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취재진에 밝혔다.

도 변호사는 경공모의 의사 결정 기구인 '전략회의' 멤버 7명 중 한 명으로, 드루킹이 벌인 여론조작을 비롯해 이들 일당의 사실상 모든 활동에 관여하거나 법률적 조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드루킹은 김경수 경남도지사에게 도 변호사를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하기도 했다. 올해 3월 28일 청와대 백원우 민정비서관이 도 변호사와 면담을 한 사실도 드러났다.
특검은 도 변호사가 드루킹만큼 경공모 활동 전반을 깊숙이 파악하고 있다고 보고 그의 신병을 확보한 뒤 김 지사 등 정치권 인사와의 지시·보고 관계나 금전 거래 의혹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파악하는 데 속도를 낼 방침이다.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노 원내대표가 특검에 소환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반면에 특검이 처음 구속영장을 청구한 도 변호사가 법원의 영장 기각 결정으로 풀려날 경우 수사의 본 궤도로 막 진입한 특검으로서는 동력을 일부 상실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허 특검은 영장 내용을 직접 꼼꼼히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날 오후 2시 드루킹을 재소환해 노 원내대표 등 정치권에 대한 금품 공여 의혹 등을 캐묻고 있다.

한편, 특검은 16일 느릅나무 출판사의 짐이 보관된 경기도 파주시 송촌동 한 컨테이너 창고를 압수수색해 경공모가 쓰던 컴퓨터 9대, 외장 하드 8개, 휴대전화 9개, 유심(USIM) 5개, CD 5장, 이동식저장장치(USB)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자료 중에는 경공모의 회계 관련 내용이나 댓글조작 시스템 '킹크랩' 개발과 관련한 내용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최근 경공모 회원들로부터 지난달 중순 출판사 건물주의 퇴거 요구에 따라 컴퓨터 등 남은 짐을 몰래 옮겼다는 진술을 확보해 숨겨진 컨테이너 창고의 존재를 파악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경공모가 짐을 옮길 당시 파주경찰서 소속 경찰관들이 창고에 도착해 이를 지켜보는 모습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공개되면서 증거인멸 가능성을 의심할 만한 경공모의 행동을 경찰이 방관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bangh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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