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일기념관 '박근혜 사진' 철거…'진주만 피습' 사진 대체

입력 2018-07-18 10:12   수정 2018-07-18 10:45

中, 항일기념관 '박근혜 사진' 철거…'진주만 피습' 사진 대체

박 前대통령, 中열병식 참석해 최고 대접받다가 사드배치 결정 후 관계 급랭



(베이징=연합뉴스) 심재훈 김진방 특파원 = 한중 우호관계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5년에 중국 인민항일전쟁기념관에 설치됐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진이 갑자기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중국 열병식에 참석해 최고 대접을 받았지만 2016년 7월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을 내렸다. 이후 한중간 불편한 관계가 지속돼오다가 중국 당국이 결국 박 전 대통령의 사진까지 없애버린 것이다.
18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인민항일전쟁기념관은 2015년 8월 말 '7·7사변(노구교<盧溝橋> 사건)' 78주년을 맞아 재개관하면서 별도의 한반도 코너를 만들어 임시정부 관련자료 등을 대거 전시했다.
이 기념관은 '세계 각국의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기념' 코너도 만들어 2013년 광복절 행사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르는 사진을 가장 잘 보이는 자리에 배치했다.
이 사진은 사드 갈등이 한창이던 지난해에도 철거되지 않았으나 중국 당국은 최근 이 기념관 내 박 전 대통령의 사진을 없애고 이 자리에 미국 하와이 진주만 피습 기념일 사진으로 교체했다.
기념관 관계자는 "박 전 대통령 관련 사진을 진주만 피습 사진으로 바꿨다"면서 "교체 이유는 알 수 없다"며 명확한 답변을 꺼렸다.


한 소식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중국의 열병식에 참석하면서 한중 우호 관계가 최고조에 달했으나 이후 사드 배치 결정으로 배신감을 느껴온 중국이 결국 항일기념관에서 사진을 없애버린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2015년 9월 '항일(抗日)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당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란히 톈안먼(天安門) 망루에 올라 열병식을 지켜보며 밀월관계를 과시했다.
그러나 2016년 7월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결정하면서 양국 관계는 크게 악화했다.
이후 중국은 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 제한, 한국 드라마 방영 금지, 롯데마트 영업 정지 등 한국 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가하는 형식으로 사드 관련 보복을 했다.
한중 양국은 지난해 10월 사드 관련 합의문을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해 방중하면서 관계 개선에 나섰으나, 중국의 한국에 대한 사드 보복 조치는 완전히 풀리지는 않고 있다.
president21@yna.co.kr
chin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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