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대변 속의 혈액을 잡아내는 검사를 분변 잠혈 검사(FOBT: fecal occult blood test)라고 한다. 이 검사는 대장암 진단을 위해 시행된다.
분변 잠혈은 대장암만이 아니라 순환계, 호흡계, 소화계, 신경정신계, 혈액, 호르몬 질환 위험과도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던디(Dundee) 대학병원 외과 전문의 로버트 스틸 박사 연구팀은 분변 잠혈이 발견된 사람은 대장암 가능성이 큰 것은 물론이고 대장암 이외의 다른 여러 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도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000~2016년 사이에 스코틀랜드에서 대장암 진단을 위해 분변 잠혈 검사를 받은 약 13만4천 명(50~74세)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적 조사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 중 2천714명은 대장암 진단을 받았다.
우선 분변 잠혈 검사에서 양성이 나온 사람은 음성이 나온 사람에 비해 대장암으로 사망할 위험이 8배 높았다.
이들은 또 대장암 외의 다른 질환으로 사망할 위험도 5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변 잠혈이 발견된 사람 중에는 노인, 남성, 가난한 사람이 많았다. 또 아스피린이나 다른 항혈소판제를 복용한 사람도 많았다.
스틸 박사는 이는 관찰연구 결과일 뿐 분변 잠혈이 대장암 이외의 질병이나 사망 원인임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체내 어딘가에 발생한 염증이 대장에 출혈을 유발할 수는 있으며 만성 염증이 있으면 암이 발생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 뉴욕 대학 메디컬센터의 마크 시겔 임상의학 교수는 염증은 과체중, 인슐린 저항, 건강에 나쁜 식습관, 운동 부족 등과 연관이 있다고 논평했다.
그러나 분변 잠혈 검사는 오직 대장암 진단을 위해서만 사용돼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영국 위장병 학회 학술지 '소화관'(Gut) 최신호(7월 16일 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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