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월인석보 등 지정문화재 경매에 잇단 등장…"사후신고해야"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18일 케이옥션 경매에서는 훈민정음 연구에 중요한 문화재로 보물 제745-11호인 월인석보 권20이 3억5천만 원에 낙찰됐다.
이처럼 경매를 비롯한 국내 미술시장에 보물을 비롯한 국가지정문화재가 등장하는 일이 드물지 않다. 그때마다 우리 문화재를 사고팔아서는 안 되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통념과 달리 국가지정문화재라도 개인이 소유한 경우에는 얼마든지 거래할 수 있다. 국외에 반출하지 않는 한, 거래 내용을 문화재청에 신고하기만 하면 된다.
문화재보호법 제40조(신고사항)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 소유자나 소유자·관리자 성명 및 주소, 보관 장소 등이 변경된 경우에 그 사실과 경위를 문화재청장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15일 기한 내에 신고 누락시 과태료를 물게 된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18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우리 헌법이 국민 재산권을 인정하는 만큼 문화재라고 해도 사유의 경우에는 자유롭게 매매가 가능하다"라면서 "다만 공공성 강화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품된 월인석보 권20 또한 개인 소장자가 국립고궁박물관에 기탁했다가 최근 다시 찾아간 것으로 전해졌다. 월인석보 권 9·10은 2015년 서울옥션 경매에서 7억3천만 원에 국립한글박물관에 팔린 바 있다.
이 밖에도 지난달 서울옥션 경매에서 묘법연화경 권4-7(보물 제766-2호)이 1억8천500만 원에, 작년 12월 경매에서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 권3이 1억8천만 원에 팔리는 등 지정문화재 거래가 활발히 일어난다. 국보가 공개시장인 국내 주요 경매에 등장한 적은 아직 없다.
소유권 공방이 진행 중인 훈민정음 해례본 상주본도 원칙적으로는 거래가 가능하다. 상주본과 같은 판본으로, 간송미술관이 소장 중인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제70호) 또한 간송 전형필이 1940년 즈음해 안동 서예가로부터 사들인 것이다.
다만 개인 재산이라도 국가가 지정·관리하는 문화재를 시기 등 아무런 제약 없이 팔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2016년 6월 케이옥션 경매에서는 조선시대 희귀 서적인 주역참동계가 보물 제1900호로 지정된 지 한 달여 만에 등장해 논란을 부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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