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연합(EU)이 이르면 내년 6월 EU 회원국 가입 협상을 앞둔 발칸반도의 마케도니아, 알바니아의 EU 가입 준비 상황을 심사하는 절차에 착수했다.
요하네스 한 EU 확대담당 집행위원은 17일(현지시간) 마케도니아 수도 스코페에 도착, 기자들에게 "EU 가입을 위한 심사의 공식 개시를 발표하게 돼 기쁘다"며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는 이번 절차를 통해 EU의 법 규범에 익숙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 집행위원은 EU로서는 이번 심사를 통해 두 나라가 법치를 포함한 EU 가입의 선행 조건들을 준수할 준비가 돼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절차는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의 개혁 노력에 동행하고, 두 나라의 EU 가입 희망을 현실로 바꾸려는 EU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그러면서 "하루빨리 (개혁) 작업을 시작해 모든 의구심을 잠재울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해 달라"고 당부했다.
EU는 지난 달 마케도니아와 알바니아가 사법 체계 개혁, 부패 퇴치, 언론 자유 증진 등의 개혁 노력을 지속할 경우 이르면 내년 6월부터 두 나라와 EU 가입 협상을 시작하기로 의견을 모은 바 있다.
EU 대부분 회원국은 당초 마케도니아, 알바니아와 EU 가입 협상에 즉각 착수하는 방안을 지지했으나, 조직범죄와 부패 척결 등에 있어 두 나라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프랑스와 네덜란드의 지적에 따라 협상 개시가 1년 미뤄졌다.
한편 한 집행위원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이달 초 마케도니아를 30번째 회원국으로 받아들이는 협상을 시작하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마케도니아에 축하했다.
국호를 둘러싸고 그리스와 27년 동안 갈등을 빚어온 마케도니아는 지난 달 '북마케도니아'로 나라 이름을 바꾸기로 하는 역사적인 합의안을 도출, 나토와 EU 가입의 걸림돌을 제거했다.
1991년 유고 연방에서 분리 독립한 마케도니아는 1993년에 구(舊) 유고슬라비아 마케도니아공화국(FYROM)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했으나, 이후 그리스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2008년 나토 가입 문턱에서 좌절했고, EU 가입을 위한 절차에도 속도를 내지 못해 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이름이 알렉산더 대왕을 배출한 고대 마케도니아 왕국의 중심지인 그리스 북부 마케도니아 지방에 대한 영유권을 시사한다며 반발해 왔다.
한 집행위원은 이어 "EU의 문은 열려 있지만 기회를 잡느냐, 못 잡느냐는 전적으로 여러분들에게 달려 있다"며 올 가을 시행되는 국호 변경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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