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미국 서부의 대표적인 명승지로 꼽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남서쪽 산자락에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은 지난 13일(이하 현지시간) '퍼거슨 파이어'로 명명된 산불이 발화한 이후 닷새간 1만7천 에이커(약 69㎢)의 산림을 태웠다고 밝혔다. 여의도 제방 안쪽(2.9㎢)의 약 24배에 달하는 면적이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1천 명이 넘는 소방관이 투입되고 소방 헬기와 비행기 수십 대가 동원됐지만, 진화율은 18일 현재 고작 5%에 불과한 실정이다.
캘리포니아 소방국 관계자는 일간 USA투데이에 "뜨거운 대기를 머금은 고기압 세력이 연기를 협곡에 가둬놓다시피 하고 있어 상공에서 소화액을 뿌려도 큰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진화를 위해 소방대원이 접근할 수 있는 지역도 극히 제한적이다.
산세가 험하고 도로가 확보되지 않아 소방호스를 끌고 가기에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현지 소방대는 전했다.
요세미티 남서쪽에는 최근 몇 년간 이어져 온 캘리포니아 지역의 가뭄으로 바짝 말라붙거나 말라서 죽은 수풀 더미, 관목류가 많아 산불을 번지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방국은 분석했다.
수천 그루의 나무에 불이 붙으면서 상공에는 거대한 구름 기둥이 형성됐다.
이번 산불로 진화 작업 도중 소방관 한 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세다로지와 브라이스버그, 마리포사 파인스 등지에서 묵던 관광객과 제르세이데일 인근 주민 1천여 명에게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다.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불길이 더 번지면 마리포사 카운티에 추가로 대피령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주 서쪽에서 요세미티 국립공원으로 향하는 메인 도로인 140번 주(州) 도로가 폐쇄된 상태에서 남쪽 진입로인 41번 도로로만 차량 통행이 허용되고 있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내부까지 아직 불이 번지지 않아 관광객들이 트래킹 등을 하고 있지만, 산불 연기가 번지면서 호흡기 주의보가 내려졌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찾은 한 관광객은 페이스북에 연기로 뒤덮인 주변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oakchu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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