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무국적 난민 상태의 태국 동굴소년 가운데 한 명이 출생기록을 확보해 조만간 국적을 취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일간 더 네이션이 19일 보도했다.
태국 치앙라이주(州) 매사이 공무원인 키띠차이 차런잉은 "시립 유치원에서 무 빠(야생 멧돼지) 유소년 축구팀 선수인 몽꼰 분삐엠의 출생 기록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그는 "몽꼰의 부모는 태국인이 아니지만, 출생 및 거주 기록이 확보된 만큼 그가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 덧붙였다.
몽꼰은 치앙라이 탐루엉 동굴에 최장 17일간 갇혀 있다가 극적으로 구출된 유소년 축구팀원 가운데 한 명으로, 13명의 선수와 코치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동굴에 갇혔던 13명이 모두 구조됐지만 몽꼰을 비롯한 3명의 소년과 끝까지 아이들 곁을 지킨 엑까뽄 찬따웡 코치 등이 미얀마에서 넘어온 무국적 난민으로 밝혀지면서, 태국인들은 물론 외국에서도 이들의 국적 취득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태국 국적법에 따르면 부모 또는 부모 중 한 명이 태국 국적을 가진 경우, 또는 본인이 태국에서 출생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국적을 취득할 수 있다.
키띠차이는 "이미 몽꼰의 부모에게 아들의 태국내 출생을 증명할 증인 등을 더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며 "국적 취득 절차에 시간이 걸리겠지만, 태국에서 태어난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국적 취득 가능성은 크다"고 전망했다.
몽꼰이 다니는 학교도 국적 취득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치앙라이 반 빠 무드 학교의 이암 보리분 교장은 "몽꼰은 초등학교 1학년으로 입학했다. 이에 관한 증명서를 발급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얀마, 캄보디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치앙라이 등 태국 북부 지역에는 이들처럼 소수민족 탄압이나 내전을 피해 국경을 넘어온 난민이 적지 않다. 유엔 난민기구에 따르면 태국 내 난민은 48만 명에 달한다.
이들은 유엔에 정식으로 난민 지위를 신청하거나 태국 국적을 얻기 위해 노력하지만, 태국 내 출생 및 거주 확인 절차가 까다롭고 오래 걸려 어려움을 겪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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