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벤처, 초음속 여객기 축소판 내년께 시험비행…보잉·록히드마틴도 추진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뉴욕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3시간 30분이면 도착하는 시대가 다시 올까.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보잉, 록히드마틴 등 주요 항공·방산업체들이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며 초음속 여객기의 재출현을 예견했다.
말 그대로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나는 초음속 여객기 개발에 있어 가장 가시적 성과를 보이는 업체는 파일럿이자 아마존 임원이었던 블레이크 숄이 설립한 붐 테크놀로지다.
이 회사는 초음속 여객기 축소판을 내년에 시험비행할 계획이다.
붐 테크놀로지의 1차 목표는 대륙간 비행 시간을 절반 이하로 줄인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미국 서부해안부터 아시아까지는 하루 안에 왕복도 가능하다.
회사는 최고 속도를 마하 2.2, 즉 시간당 2천335㎞의 속도로 제시했다.
상용화 시점으로는 2020년대 중반 또는 그 이후를 잡고 있다.
성공한다면 15년 전 마지막 비행을 한 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콩코드의 뒤를 잇는 초음속 여객기가 출현하는 것이다. 콩코드는 미국 뉴욕부터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까지 3시간 30분에 주파했다. 기존 여객기 대비 비행시간을 절반으로 줄인 획기적인 기술이었다.
다른 항공 업체들도 초음속 여객기 운항을 예고했다.
보잉의 데니스 뮬렌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 미 애틀랜타에서 열린 미 항공우주산업 콘퍼런스에서 초음속 여객기 개발 계획을 밝혔다.
그는 초음속 기술이 "10년 안에 실현 가능할 것"이라며 기술의 진보 덕에 몇시간이면 전 세계 도시를 오갈 수 있다고 말했다.
록히드마틴과 GE 등도 초음속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리온과 손잡고 초음속 비행기 AS2 개발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초음속 여객기의 문제점으로 손꼽힌 소음과 충격파 문제도 기술 발전 덕에 이전보다 상당 부분 해결됐다.
다만 경제성 문제가 발목을 잡는다. 더 빨리 가기 위한 '프리미엄'을 지불할 용의가 있는 수요가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콩코드가 실패한 것도 결국 경제성이 없어서였다.
업체들도 이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결국, 속도를 위해 '프리미엄'을 낼 의향이 있는 사람들이 주요 타깃이라고 에어리온의 브라이언 배런츠 CEO는 말했다.
보잉의 그레그 하이슬롭 보잉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절반으로 단축하면 충분한지 아니면 장거리 노선의 경우 이보다 더 빠르길 원하는지'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예상대로 초음속 여객기가 도입될지는 불투명하다.
보잉의 초음속 여객기 개발 계획을 놓고 전문가들은 20년은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보잉은 이에 대해 구체적인 일정은 밝히지 않았다.
붐 테크놀로지도 원래 계획보다 2년 가량 늦어지고 있다.
또 일부 전문가들은 저렴한 항공기 수요가 점차 커지는 상황에서 초음속 여객기 수요가 얼마나 될지에 회의적이다.
항공 전략 분석가인 사즈 아마드는 "초음속 여객기는 지금 항공사나 여객들이 원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높은 초기 개발 비용과 소음 공해, 높은 가격, 제한적인 수용인원 등의 문제로 초음속 여객기 사업 역시 "별로 매력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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