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매출 평소 대비 70% 감소…업체 "믿을 수 있는 식품 만들겠다"
(속초=연합뉴스) 이종건 기자 =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식약처 점검에서 위생 취급기준 위반이 지적돼 과태료를 낸 사실이 알려져 소비자와 누리꾼들의 관심 대상이 된 속초 명물 만석닭강정 중앙시장점은 19일 찾는 손님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한 직원은 "보시다시피 손님 발길이 뚝 끊겼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강정 판매대에 게시된 사과문을 읽어보고 강정을 사 가는 손님들이 간혹 눈에 띄기는 했으나 관광객들이 줄을 설 정도로 붐비던 평소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매장 앞을 지나가는 관광객들은 "여기가 그 매장이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좀처럼 지갑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이처럼 한산한 만석닭강정 중앙시장점은 20여명의 관광객들이 줄지어 서 있는 인근 다른 닭강정 판매장과 대조를 이뤘다.
매장 관계자는 "평일이어서 손님이 없기는 하지만 사과 이후에도 하루 판매량이 평소 대비 70%는 감소한 것 같다"며 "5월 말 식약처 점검 이후 과태료까지 내고 지적된 부분을 개선해 오늘부터 새로운 시설에서 강정을 만들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만석닭강정은 식약처 점검에서 지적된 중앙시장점 142호 매장을 시설개선을 하고자 폐쇄하고 바로 옆 143호 매장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 가동하고 있다.
새로 가동하는 매장에서 만든 닭강정을 산 한 관광객은 "만석닭강정 문제는 신문과 방송을 보고 알고 있다"며 "하지만, 사과문도 내고 새로운 시설에서 만들었다고 하니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해 샀다"고 말했다.
주변 점포 상인들도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다"며 말을 아꼈다.
한 상인은 "속초관광수산시장 활성화 밑거름이 된 닭강정이 관광객들로부터 외면받을까 봐 걱정된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업체 측은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거듭 사과했다.
전날 인터넷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던 업체 측은 매장 판매대에도 사과문을 내걸었다.
매장 관계자는 "고객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기존 후드와 덕트를 전면교체하고 신규사업장에서 제품을 조리·판매하며, 전 직원 위생교육을 강화해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업체 측의 사과와 다짐에도 누리꾼들의 반응은 여전히 싸늘하다.
포털사이트 관련 기사에서 누리꾼들은 '다시는 안 먹는다', '배신감 느낀다', '초심을 잃었다'는 등 비난성 댓글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위생관리 좀 깨끗하게 했으면 좋겠다', '음식장사 하는 사람들 깨끗이 좀 합시다' 등 청결을 주문하는 등 바람과 당부 말도 이어졌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최근 유통기한 위조 등 고의로 식품 위생 법령을 위반했던 식품제조업체 등 428곳을 재점검한 결과, 23곳이 다시 위생 기준 등을 위반한 것으로 나타나 행정처분을 내렸다.
만석닭강정은 위생적 취급기준을 위반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조리장 바닥과 선반에 음식 찌꺼기가 남아있었고 주방 후드에는 기름때와 먼지가 껴 있는 등 청결하지 않은 상태로 조리시설을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업체는 속초 시내에 본점과 지점 등 3개 점포를 운영하는 것 외에 대포농공단지에는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mom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