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이매진] 강릉 임해자연휴양림

입력 2018-08-09 08:01  

[연합이매진] 강릉 임해자연휴양림

(강릉=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짜장과 짬뽕만큼이나 갈등을 부르는 선택지라면 산과 바다도 빼놓을 수 없다.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에서 멀지 않은 임해자연휴양림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산과 바다를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내 휴양림이다.


괘방산 자락에 올라앉은 임해자연휴양림은 강릉통일공원 안에 있다. 정동진에서 율곡로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오른쪽의 함정 전시관을 지나면 바로 강릉통일공원 입구다.
함정 전시관에서는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했던 북한 잠수함과 우리 해군함정인 전북함(3천400t급)을 내부까지 둘러 볼 수 있다. 강릉은 한국전쟁이 발발한 1950년 6월 25일 북한군이 상륙해 사흘 동안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현장이다.
1996년 9월 18일에는 함정 전시관에서 지금 관람객을 맞고 있는 북한 잠수함이 좌초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49일간의 수색작전 끝에 잠수함에서 탈출해 내륙으로 잠입했던 북한 군인 26명 중 1명만 생포되고 13명이 사살됐다. 11명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이곳에 통일공원이 만들어진 이유다.
공원 안의 통일안보전시관과 야외 전시장을 지나 살짝 가파른 임도를 따라 올라가면 휴양림이다. 차례로 숲속동, 바다동, 구름동, 하늘동이 각각 다른 높이에 자리 잡고 있다.
대부분의 객실에서 바다가 보이지만,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하늘동 2층의 바다 전망이 최고다. 이른 아침 쏟아져 들어오는 햇살에 눈이 절로 떠진다. 해맞이를 위해 숙소 바깥으로 나갈 필요도 없다.
바다를 향해 난 베란다 문만 열면 수평선까지 시선이 가 닿는다. 태풍 '쁘라삐룬'이 다가오고 있었던 7월 초의 어느 아침, 두꺼운 구름이 잔뜩 내려앉아 있었지만 바다와 하늘이 만나는 곳은 붉게 물들었고, 구름 사이로 뻗어 나오는 강한 햇살에 눈이 부셨다.



내친김에 산책에 나선다. 하늘동 뒤편에서 바다 쪽 해돋이 전망대까지 이어진 숲 속 산책로는 전날 내린 비 때문인지, 새벽에 맺힌 이슬 때문인지 촉촉하게 젖어있다. 멍석으로 포장해 놓은 길은 가벼운 샌들이나 슬리퍼를 신고 걷기에도 편하다.
웃자란 수풀을 헤치고 가다가 발견한 산딸기는 아쉽게도 설익었다. 짧은 산책로지만 곧게 뻗은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도 제법 그럴듯해 콧노래가 절로 흥얼거려진다.
전망대에 서면 보이는 것은 발아래 소나무 숲과 바다, 그리고 하늘뿐이다.
본격적인 산행도 가능하다. 숙소 뒤편, 괘방산 등산로는 강릉 지역의 트레킹 코스인 바우길의 8구간 '산우에 바닷길'과 겹친다.
안인항과 정동진역을 잇는 이 길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서로 다른 푸름을 누릴 수 있는 곳이다. 소나무 사이를 걷다가도 시야가 탁 트인 곳에서는 바다를 내려다보며 파도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휴양림 숙소에서 삼우봉까지는 왕복 1시간이면 다녀올 수 있고 삼우봉에서 안인삼거리까지 2.9㎞, 정동진역까지 6.2㎞다.
정동진 방향으로 내려가면 자장율사가 창건한 등명낙가사로 내려가는 길도 있다. 전체 구간을 여유 있게 걸으면 4∼5시간 정도 걸린다.
지척에 있는 하슬라아트월드도 들러볼 만하다. 언뜻 외국어로 들리는 '하슬라'는 삼국시대 강릉의 지명이다. 현대미술관과 피노키오미술관, 조각공원, 호텔, 레스토랑, 카페가 있는 복합예술공간이다.



◇ INFORMATION
휴양림 시설을 이용하려면 강릉관광개발공사 홈페이지(www.gtdc.or.kr)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매월 1일 오전 9시부터 다음 달 예약 신청을 받는다. 반려동물은 함께할 수 없다. ☎ 033-644-9483

※ 연합뉴스가 발행하는 월간 '연합이매진' 2018년 8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mih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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