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세부과 대상에 모자 포함…가격인상 불가피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포한 중국과의 무역전쟁으로 정작 그의 트레이드 마크 모자에 불똥이 튀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지난주 발표한 2천억 달러 규모의 중국 제품에 대한 10% 관세부과 대상에는 모자 제품이 포함됐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애장품 중 하나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모자에도 관세 폭탄의 불똥이 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상징하는 이 모자는 그가 주요 행사 때마다 즐겨 쓸 뿐 아니라 지지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 모자는 대부분 중국산이어서 이번 대규모 관세 부과에 따라 관세 10%가 붙게 된다.
이에 따라 미국 내 유통업체들은 중국 대신 미국 내 제조업체에 주문을 맡기기 시작했다.
현재 12달러(약 1만4천원)인 모자 가격이 20달러(약 2만3천원)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제조업 중심 기지인 광둥(廣東) 성 둥관(東莞) 지역에 몰려 있는 봉제업체 사장들은 미국의 대규모 관세 부과 영향이 확연히 느껴진다고 입을 모았다.
'트럼프 모자' 공급업체 중 하나인 한 봉제업체 사장은 "미국과 유럽 등으로 모자 제품을 수출하는데, 이번 관세 부과로 사업에 큰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무역전쟁이 계속되면 미국이 아닌 다른 수출 시장을 뚫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경제전문가인 닉 매로는 "중국에서 저가 제품을 수입하던 미국 업체들은 인건비 상승 압박을 이미 느껴 공급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었다"며 "이번 관세 부과로 이러한 '탈(脫)중국화'가 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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