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경찰·정보기관, 범죄조직에 '청소년 스파이' 침투 논란

입력 2018-07-20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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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경찰·정보기관, 범죄조직에 '청소년 스파이' 침투 논란
상원위원회 폭로…"테러조직, 갱단 정보수집에 16세 이하도 동원"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영국 경찰과 정보기관이 테러집단이나 마약 갱단 등에 청소년들을 침투시켜 정보 수집을 하는 스파이로 활용하는 사실이 밝혀졌다.
영국 상원의 트레프가네 경(卿)이 이끄는 위원회는 최근 이러한 사실을 폭로하면서 청소년들의 인권에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9일 보도했다.
영국 내무부에 따르면 이른바 청소년 비밀 인지 정보원(CHIS, covert human intelligence sources)인 이들은 범죄조직에 침투해 경찰에 정보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정보기관 요원들을 대신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도 하고 있다.
이들 중에는 16세 이하도 일부 포함돼 있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내무부는 정보원 자격을 부여받은 청소년들이 활동한 지 최초 1개월 이내에 맡은 임무를 완수하지 못하면 해당 기관이 정보원 재등록을 신청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재등록에 필요한 기간을 4개월로 연장하자는 제안을 내놔 위원회의 반발을 사고 있다.
위원회는 기간을 연장함으로써 아이들을 더욱 위험에 빠트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벤 월리스 내무부 안보담장 부장관은 갱단 조직의 경우 청소년 CHIS를 침투시키지 않고는 증거를 수집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갱단 조직에서 나이가 어린 조직원들이 서로 접촉하는 방식에 대한 정보를 이들이 제공해준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러나 과거 마약 갱단 수사를 맡았던 전직 비밀경찰 닐 우즈는 "예전에 아이들이 드물게 CHIS로 활동하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 조직의 우두머리는 아이들을 소모품으로 보고 있어서 어린 정보원들은 아주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녹색당 제니 존스 의원은 법 집행 기관들이 아이들을 스파이 활동에 활용한다는 사실 자체가 충격적인 일이라면서 상원 전체가 이 문제를 확대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무부는 CHIS는 아주 드물게, 적절하게 필요할 때만 활용되고 있다면서도 현재 얼마나 많은 청소년이 CHIS로 고용돼 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해주지 않았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이와 관련해 "어쩌면 부모의 동의도 없이 아이들을 치안활동의 가장 어두운 구석에 보병처럼 활용하면서 테러와 범죄 등에 의도적으로 노출해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hope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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