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합의 파기에 이란 '매파' 혁명수비대 입김 커진다"

입력 2018-07-20 10:41  

"트럼프 핵합의 파기에 이란 '매파' 혁명수비대 입김 커진다"
온건파 로하니 대통령 입지 축소…"권력유지 위해 혁명수비대에 밀착" 관측
이란 정치인 "서방, 압력 가중 땐 이슬람 급진주의 물결 일으킬 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핵합의 파기로 이란의 정치역학 구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온건파로 평가받는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입지는 좁아지는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와 같은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다.
이란핵합의는 2015년 7월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중국 등 6개국과 이란 사이에 이뤄졌다.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내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합의"라며 지난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와 대이란 경제 제재 복원을 발표했다.
이는 이란핵합의를 계기로 개혁·개방 정책에 속도를 내려는 로하니 대통령에게는 악재가 됐다.
하지만 이란의 최고 권력기관들 가운데 하나인 이란혁명수비대에는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기회가 됐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의 협상 불가론을 내세운 혁명수비대뿐만 아니라 종교계, 사법부 등에 있는 강경파가 다시 힘을 얻고 있다는 것이다.



이 중 1979년 이란혁명 이후 창설된 혁명수비대에 관심이 쏠린다.
성직자와 관련 기관들을 국내외 위협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출범한 혁명수비대는 병력 12만 명의 정예군이다. 혁명수비대의 주요 인사들은 산업계에 진출해 대규모 사업을 하고 있다.
혁명수비대가 사회 전반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자 로하니 대통령은 2013년 대선 승리 때 혁명수비대의 상업적 이익 추구를 억제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제로 그는 혁명수비대와 관계된 기업들에 주요 에너지 사업권을 주는 것을 거부하는 등 혁명수비대의 입지 확대에 제동을 걸었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7년 대선 때 혁명수비대가 지원한 후보를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그러나 지금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공책으로 로하니 대통령이 처한 대내외 환경이 달라졌다.
이란이 다시 경제적 고립에 처하고 민생고가 극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개혁주의자들은 강경파의 선동이라고 비난하지만, 정권과 유착해야 성공할 수 있고 정치·경제 개혁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국민 정서도 있다.



로하니 대통령이 이런 상황에서 권력을 공고히 하기 위해 혁명수비대와 밀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란 강경파와 가까운 관계인 한 기업 임원은 "(미국의) 제재 하에서 국정운영이 어렵다는 점을 고려할 때 로하니 대통령은 혁명수비대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란의 개혁파 정치인 호세인 마라시는 로하니 대통령과 개혁주의자들의 힘이 약해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서방에도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서방 국가들이 이란에 너무 많은 압박을 가하면 급진적 시아파 세력을 자극해 새로운 이슬람 급진주의 물결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는 국가 안정을 위해 로하니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이란 정권의 한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그러나 하메네이는 이란핵합의가 좌초한 상황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다른 국제합의를 모색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로하니 대통령의 행동반경은 제한된 반면 혁명수비대의 보폭은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kms1234@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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