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만큼 나쁘다"…아시안게임 앞둔 자카르타, 대기오염 비상

입력 2018-07-21 10:33  

"베이징만큼 나쁘다"…아시안게임 앞둔 자카르타, 대기오염 비상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인도네시아가 세계 최악 수준의 대기오염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21일 세계 대기오염 실태를 조사하는 다국적 커뮤니티 '에어 비주얼'(AirVisual)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의 공기 질 지수(AQI)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7시 기준 168로 집계됐다
이는 환자나 노약자뿐 아니라 일반인도 건강 문제를 겪기 시작하는 수준이다.
세계 도시별 순위를 보면 자카르타는 중국 베이징(170)에 이어 두번째로 공기 질이 나쁜 도시로 꼽혔다.
자카르타는 지난 18∼19일에는 베이징과 인도 뉴델리 등 대기오염으로 악명 높은 여타 도시를 모두 제치고 한때 세계 최악의 대기오염 도시로 평가되기도 했다.
실제, 자카르타 하늘은 최근 몇 달간 뿌옇게 흐려진 채 맑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현지인들 사이에선 호흡기 질환이나 눈병을 호소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아시안게임 주경기장인 겔로라 붕 카르노 스타디움이 위치한 남(南) 자카르타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7월 들어 일평균 66㎍/㎥였으며, 최고치는 141.9㎍/㎥로 기록됐다.
러시아워에는 일산화탄소(CO) 농도가 일시적으로 2천500ppm을 넘어서는 등 대기 오염물질 농도도 심각한 수준이라고 일부 조사기관은 밝혔다.
주된 원인으로는 차량 매연이 지목된다.
인도네시아 시민단체 유연휘발유폐기위원회(KPBB)의 아흐맛 사이푸딘 의장은 "자카르타의 경우 대기오염의 47∼70%가 차량 매연에서 비롯된다. 공장 등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은 22%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자카르타는 인구 1천만 명의 동남아 최대 도시이지만 대중교통이 열악한 탓에 오토바이가 주된 교통수단으로 이용된다.
2015년 기준으로 오토바이 1천300만대와 자동차 440만대가 운행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건기(4∼9월)를 맞아 자카르타 시내 곳곳의 공사장에서 날리는 먼지도 공기 질을 더욱 악화시키는 원인이다.
당국은 친환경 버스를 투입하고 차량 홀짝제를 시행하는 한편 아시안게임 개막 2주 전부터 시내 건설 공사를 중단시키는 등 대책을 강구하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런 가운데 팔렘방 인근을 비롯한 수마트라 주 곳곳에선 건조한 날씨와 강한 햇볕으로 인한 산불 조짐이 나타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선 매년 건기마다 대규모 산불 때문에 주변 도시가 연무로 뒤덮이는 현상이 발생한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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