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세 인상·대북관 등 입장 주목
골프 접대 의혹, 털어내야 할 숙제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신영 기자 =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취임 일성으로 보수 가치를 재정립하겠다고 나서서, 향후 한국당의 새로운 정책 기조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김 위원장이 그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가치' 가운데 한국당이 그동안 견지해온 기본이념과 충돌하는 부분도 많아 앞으로 갈등이 표면화할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은 인터뷰들에서 '시장의 자율과 국가의 보충적 개입'을 자신이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로 많이 언급했다.
시장과 자유를 중시하는 한국당의 기본이념과 일맥상통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차이점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것이 보유세 인상이다.
김 위원장은 "기본적으로 우리 사회의 보유세 세율이 낮다고 생각한다"며 "보유세는 오히려 올리는 것이 맞고 대신 거래과세는 줄여줘야 한다고 본다"고 했다.
한국당이 기본적으로 보유세 인상 같은 증세에 부정적 입장을 보여온 것과 차이가 있다.
노무현정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그는 참여정부 당시에도 종합부동산세 정책을 추진했다가 한국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으로부터 '세금폭탄'이라는 비난에 직면했다.
김 위원장의 대북관도 관심이다.
그는 판문점선언 비준에 대해 "안보도 결국 평화를 위한 것"이라며 "평화를 확립하는 데 대해 적극 협력하고 평화체제가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북핵과 관련해서도 "대화만으로 된다는 생각을 가져서는 안 되고 국방력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안보의 목적은 결국 평화"라고 강조했다.
홍준표 전 대표의 '위장평화쇼' 논리가 과했다는 점에는 당내 공감대가 있지만 그래도 한국당의 기본적 대북관은 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핵폐기다.
함진규 정책위의장도 20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대북제재 이완 조짐이 보이는 데 우려를 표하며 "핵 있는 평화체제로 고착되는 일 없도록 정부가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병준 위원장은 '평화'를 강조하면서도 대북제재를 통한 북핵폐기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취임 첫날 불거진 '골프접대' 논란도 넘어야 할 산이다.
김 위원장이 당시 대회에 참가하고 받은 기념품은 모두 합쳐 41만∼82만원 상당으로 추산되고, 경찰은 여기에 골프비용 등을 더할 경우 청탁금지법 처벌 대상인 100만원이 넘지 않는지 조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초대받아서 간 것으로 비용은 알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당내 여론은 아직은 취임 초기인 만큼 비판보다는 김 위원장의 향후 정책 설정 등을 지켜보자는 쪽이다.
그러나 그가 추진하는 정책이 보수정당의 기본가치와 배치되거나 '골프접대' 의혹을 털어내지 못한다면 거취문제에 대한 압박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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