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상원 원내사령탑 "헬싱키 회담 내용공개 전까지 일대일 회담 안돼"
공화당 의원들도 "먼지 가라앉기 기다려야" 만류 분위기
(서울=연합뉴스) 김화영 기자 = 미·러정상회담을 둘러싼 논란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식으로 번져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가 러시아의 미 대선개입 의혹에서 미 정부를 불신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주장을 두둔했다는 '저자세 외교' 논란이 지속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미·러정상회담 계획을 띄운 게 또 불을 붙였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막후'가 공개되기 전까지 2차 회담은 어림도 없다며 전보다 더 강경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우군이어야 할 공화당 의원들조차 그를 만류하고 있다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의원들의 불만은 '자자세 외교'에서 '깜깜이 외교'로 옮겨가고 있다.
두 정상의 비공개 단독회담에서 도대체 무슨 말이 오갔는지 알 수 없으니 미국 측 통역이라도 청문회에 불러내 내용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인 찰스 슈머 의원(뉴욕)은 이날 성명을 내고 "2시간의 헬싱키 회담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우리가 알기 전까지, 대통령은 푸틴과 더는 일 대 일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고 못 박았다.
사흘 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보다 러시아의 이익을 우선시했다"며 공격의 선봉에 섰던 슈머 의원은 "미국에서도, 러시아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안 된다"며 2차 정상회담을 반대하고 나섰다.
미·러 정상회담을 '정치적 재앙'으로 자평하는 공화당 의원들은 대놓고 성토하지 못한 채 속을 끓이고 있다.
공화당 상원 이인자인 존 코닌(텍사스) 의원은 "2차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고개를 떨군 채 "아마 1년이나 2년 후에"라고 농담하듯 받아넘겼다.
로이 블런트(공화·미주리) 상원의원은 고개를 가로저으면서 "지금은 아무것도 할 말이 없다"고 입을 닫았다.
2차 정상회담을 서두르는 것은 전혀 득이 될 게 없다는 기류이다.
중도파로 분류되는 셸리 무어 캐피토(공화·웨스트버지니아) 상원의원은 정상회담 대화 내용이 먼저 밝혀져야 한다는 의견을 보이면서 "지금 시야가 뿌옇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먼지가 가라앉기를 기다려라'고 말할 것"이라고 말했다.
2차 정상회담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이 준비해서 나가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완패'가 되풀이돼서는 안되며, 미국이 러시아에 정면으로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롭 포트먼(공화·오하이오) 상원의원은 "회담도 좋고 대화도 좋지만 메시지는 강력하고 일관돼야 한다"면서 "문제가 무엇인지를 놓고 솔직한 대화를 하지 못한다면 더 좋은 관계로 발전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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