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빈집털이 막으려면 "빈집이 아닌 것처럼 해라"

입력 2018-07-21 07:00   수정 2018-07-21 07:28

휴가철 빈집털이 막으려면 "빈집이 아닌 것처럼 해라"
불빛 없으면 '먹잇감'…타이머 등으로 조명 작동 필요
집전화 착신 전환·신문배달 중단 등 부재중 흔적 없애야

(전국종합=연합뉴스) 최해민 기자 = 여름 휴가철만 되면 빈집털이가 기승을 부린다.
휴가철에는 보통 길게는 일주일, 짧아도 사나흘은 집을 비우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빈집은 절도범들의 표적이 되기에 십상이어서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이 집계한 지난해 7월부터 8월말까지 여름 휴가철 2개월간 절도 발생 건수는 총 5천974건에 달했다.
하루 96.4건의 절도 사건이 일어난 것으로, 평소 89건 정도와 비교하면 월등히 많다.
지난해 7월 13일부터 8월 1일까지 성남지역에서는 B씨가 4차례에 걸쳐 빈집 절도를 벌여 1천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가 검거됐고, 부천에서는 비슷한 시기 6차례 빈집 절도 행각을 벌여 64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C씨가 검거되기도 했다.
가까운 이웃들과 남처럼 사는 요즘 세태에서는 옆집이 털려도 신경 쓸 사람이 거의 없으므로 "자기 집은 자기가 지킨다"는 생각으로 부재 시 집단속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특히 경찰은 휴가철 빈집털이를 막기 위해선 무엇보다 빈집이란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위장'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찰이 빈집털이범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역으로 빈집털이의 '먹잇감'이 되지 않는 방법을 파악해 낸 것이다.
지난해 휴가철인 7∼8월 걸쳐 수도권과 충북, 강원도 등을 무대로 빈집만을 골라 17차례나 절도 행각을 벌인 A씨.
무려 1억여원을 빈집털이로 챙긴 A씨는 "휴가철 빈집을 집중적으로 물색해 저녁 8시까지 불이 안 켜지면 사람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범행했다"라고 진술했다.
집안 조명이나 TV 등에 타이머 기능을 이용해 야간에 일정 시간 작동하게 한다면 이런 유형의 절도로부터 집안을 보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한, 문단속은 기본이며, 휴가기간 집 전화는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하고 우유나 신문 배달은 잠시 중단을 해놓는 것도 요령이다.
현관문에 전단이 쌓이는 것도 빈집이란 사실을 알릴 수 있으므로 이웃, 아니면 수위실에 부탁해 그때그때 전단을 치워야 한다.
최근 아파트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도어락도 절도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사용법이 따로 있으니 숙지해 놓은 것이 좋다.
번호 입력 부분에 묻은 지문은 미리 지워 번호를 유추할 수 없게 하고, 도어록을 도촬하고 있는 카메라가 없는지도 수시 확인한다.
도어록 비밀번호는 정기적으로 변경하는 것이 좋고, 너무 단순한 번호의 조합은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엔 현관문 주변에 여분의 열쇠를 놔두지 않는 것이 절도 예방 팁이었는데, 요즘엔 도어록을 도촬하는 몰래카메라가 없는지까지 살펴야 하는 시대가 됐다"라며 "빈집 절도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빈집이란 사실이 들키지 않도록 최대한 위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곽대경 동국대학교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빈집 절도의 25%가 열린 문을 통해 범인이 침입한다는 통계를 볼 때 휴가철에도 일단 문단속을 철저히 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라며 "아울러 빈집임을 숨길 수 있는 여러 가지 노력도 필요하다"라고 조언했다.
이어 "아파트 저층에는 창문 개폐 경보기를 달아 외부에서 창문이 열릴 때 경보음이 나는 장치도 활용하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goal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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