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효율·고질적 문화 변화 시도…"불합리한 사항 지속 개선"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제10대 강원도의회가 '집행부 벌주기식' 회의 방식에서 탈피하고,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의원 출석부'를 공개하기로 하는 등 관행처럼 여겨졌던 의회 문화에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도의원 출석부' 공개다.
도의회 의정대표협의회는 최근 회의를 열어 본회의와 각 위원회 무단결석 방지를 위한 도의원 회의출석률 공개 추진 계획을 밝혔다.
도의회는 현재 누리집을 통해 사진, 영상, 각종 질문자료 등 의원들의 의정활동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또 회의록과 의안처리시스템을 활용해 의원 출석현황과 의원별 의안발의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본회의 출석현황은 참석 인원수만 제공하고 있고, 상임위원회 출석률은 제공하지 않았다.
'개인별 출석률'은 의정활동 자료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는 이상 파악하기 어려웠고, 의원들의 출석률 저조는 회기 때마다 지적된 고질적인 문제였다.
현재 17개 광역의회 중 인천과 충북만이 의원별 출석률을 공개하고 있다.
강원도의회는 본회의와 상임위별 출석률 통계를 회기 종료 후 30일 이내 공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누리집 전산시스템에 출석률 현황 콘텐츠를 새로 만든다.
출석률 공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 9월 제275회 임시회에서 도의회 회의규칙을 개정한 뒤 10월에 바로 시행할 예정이다.
도의회의 변화는 회의 방식에서도 감지된다.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 17∼18일 도 추가경정예산안 종합심사에서 '집행부 벌주기식'으로 회의를 진행했던 과거 방식에 변화를 줬다.
예산안 질의·답변에 해당하는 실·국장만 참석하도록 한 것이다.
도의회 예결특위 종합심사는 추경예산은 2일, 당초예산은 4일 일정으로 이뤄진다.
질의·답변 순서에 따라 실·국별 순서대로 본질의를 하고, 질의가 끝나면 실·국을 대상으로 보충질의를 한다.
예결특위는 9대 의회까지 본질의 기간 내내 모든 실·국장이 질의·답변 순서와 관계없이 참석하도록 했다.
답변할 차례가 아닌 데도 오랜 시간 자리만 지키다 정작 차례가 왔을 때는 질의가 거의 없어 시간을 낭비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소위 '집행부 벌주기' 형태로 회의가 진행되면서 집행부의 시급한 업무 처리 지연 등 비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다.
김병석 예결특위 위원장은 22일 "권위는 억지로 높이려 한다고 높아지는 게 아니다"며 "자신을 낮추고 수평적 관계에서 소통하고 협력을 이뤄 신뢰를 얻을 때 도의회 위상은 저절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또 "앞으로도 그간 당연시되어 온 불합리한 사항들에 대해 지속 개선해 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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