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45만명 치킨·맥주 즐겨…쓰레기 없는 성숙함 돋보여
(대구=연합뉴스) 김용민 기자 = "욜로(YOLO) 오이소"
한낮에 체온보다 더 높은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대구에 밤이 되면 온몸을 내맡기고 치킨과 맥주, 흥겨운 춤사위에 빠져드는 곳이 있다.
지난 18일부터 대구치맥페스티벌이 열리는 두류공원 일대가 그곳이다. 야구장 크기 10배 정도의 축제장 곳곳은 말 그대로 인산인해, 젊음의 열기와 향연으로 가득하다.
축제 이틀째인 19일 오후 5시 더위가 다소 주춤해질 무렵부터 몰려든 시민과 관광객들로 200개가 넘는 부스가 순식간에 북새통을 이뤘다.
이곳에서는 100여개 맥주, 치킨 업체들이 내놓은 각양각색의 맥주와 다양한 치킨을 맛볼 수 있다. 행사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45만명이 찾아 맥주 10만여ℓ와 치킨 10만여 마리가 동났다고 한다.
주로 젊은층이 많다 보니 단연 행사의 백미는 돌출형 중앙 스테이지에서 펼쳐지는 힙합 공연이다.
개막일에는 마이크로닷, 다이나믹 듀오가, 19일에는 딥플로우, 넉살, 던밀스 등 유명 힙합 팀이 무대에 올라 열대야를 압도하는 열기로 젊음의 향연을 펼쳤다.
친구들과 축제장을 왔다는 대학생 김모(20)씨는 "힙합 공연을 보며 신나게 마음껏 춤추고 나니 더운 줄 몰랐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축제 기간 드넓은 코오롱야외음악당 잔디광장에는 더위를 피해 나온 가족과 친구들이 자리를 깔고 앉아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를 감상하며 시원한 여름밤을 즐겼다.
그래도 여름은 여름. 행사장 곳곳에는 무더위에 혹시 관람객들이 온열 질환에 걸리지 않을까 애쓴 노력도 볼 수 있다.
맥주와 치킨이 놓인 테이블 근처에 쿨링 포그를 설치해 차가운 물안개가 뿜어져 나온다.
2·28 기념탑 주차장에는 얼음물에 발을 담그고 치킨과 맥주를 맛볼 수 있는 아이스 카페 테마공간이 자리하고 있다.
또 에어 슬라이드, 에어 서프보드 등 물놀이 시설도 젊은 층과 어린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축제의 하루가 저무는 밤 11시께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대충 마무리되고 사람들이 쓰레기를 치우려고 나섰지만 정작 축제장에는 쓰레기가 별로 보이지 않았다.
축제에 온 사람 대부분이 각자 먹은 치킨과 맥주를 가까운 쓰레기통에 분리 배출하고 있다. 바닥에 쓰레기가 보이면 스스로 줍거나 자원봉사자들이 달려와 치우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였다.
축제 관계자는 "자칫 무질서할 수 있는 행사가 지금까지 별문제 없이 질서 있게 치러지고 있다"며 "마음껏 즐기면서 주변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으로 더 멋진 축제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yongm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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