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복식 준결승서 승리 끝낼 절호의 기회 날리고도 결승행 성공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하마터면 '역적'이 될 뻔했어요. 종훈이가 잘 받쳐줘서 마지막 듀스 대결에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한국 남자 탁구 대들보인 장우진(23·미래에셋대우)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신한금융 2018 코리아오픈' 국제탁구대회 남자복식 준결승에서 천신만고 끝에 승리한 뒤 가슴을 쓸어내렸다.
장우진은 남북 단일팀 멤버인 북한의 차효심과 호흡을 맞춘 혼합복식에서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확보한 뒤 다소 들뜬 기분으로 임종훈(21·KGC인삼공사)과 남자복식 준결승에 나섰다.
4강 상대는 중국의 기대주인 왕추친-쉬페이 콤비.
한국과 중국의 차세대 간판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끈 경기에선 중국 듀오가 첫 세트를 12-10으로 가져가며 기선을 잡았다.
하지만 한국은 장우진의 파워 넘치는 드라이브 공세와 임종훈의 확실한 마무리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2세트와 3세트를 내리 따내 게임 스코어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하지만 가파른 상승세를 타면서 자신감이 넘쳤던 탓일까?
장우진이 승리를 끝낼 절호를 기회를 놓쳤다.
11-10으로 앞서 한 포인트만 따면 결승 진출을 확정할 상황에서 장우진이 오픈 찬스를 잡았다. 상대가 리시브한 공이 공중으로 뜨면서 강한 스매싱으로 상대 코트에 꽂으면 경기를 마칠 수 있었지만 장우진이 과도한 동작으로 강하게 친 공은 그대로 허공으로 날아가 버렸다.
다시 11-11 듀스를 허용한 장우진-임종훈 콤비는 다행히 시소게임 끝에 4세트를 18-16으로 이겨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장우진은 "랠리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급해 큰 실수가 나왔다"면서 "듀스에서 졌다면 자칫 경기를 내줄 수 있었지만 종훈이가 침착하게 마무리를 해줘 결승에 오를 수 있었다"며 악몽의 순간을 떠올렸다.
그는 이어 "중국 선수들이 역시 강했다. 부담됐지만 결승에 오르게 돼 기쁘다"면서 "혼합복식에서 남북 단일팀으로 결승에 오른 건 특별하고, 종훈이와 호흡을 맞춰 남자복식에 오른 것도 스페셜하다.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장우진과 찰떡궁합을 과시한 임종훈은 "4세트 11-11 동점을 허용했지만 듀스 랠리에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면서 "중국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들과 4강 대결에서 승리한 것이라 더욱 뜻깊다"고 말했다.
임종훈은 이어 "대전(동산고) 출신이기 때문에 안방에서 힘이 나고 그래서 더 우승하고 싶다"면서 "결승에서 만날 홍콩은 노련미로 무장한 팀이지만 단일팀(이상수-박신혁)에 패배를 안길 걸 대신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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