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측 "아쉽지만, 최악은 피했다", 반대 측 "추진 여지 남겨 불만"
(무안=연합뉴스) 손상원 기자 = 흑산 공항 건설을 위한 국립공원 계획 변경안 심의에서 가부 결정이 미뤄지자 신안 흑산 주민과 전남도, 신안군 등 지역 사회는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심의 의결을 바랐던 지자체도, 부결을 촉구했던 환경단체도 불만을 표출하는 형국이 됐다.
국립공원위원회는 20일 흑산도에 소규모 공항을 신설하는 내용의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계획 변경안 심의에서 결론을 짓지 못하고 심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위원회는 '계속 심의'라는 용어를 사용했지만 사실상 보류 결정으로 해석된다.
다음 위원회는 쟁점 사항과 관련해 외부 전문가, 지역 주민, 관계기관 토론회를 거쳐 9월 중 열릴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는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데 실망하면서도 "부결보다는 낫다"는 반응을 보였다.
2016년 11월 보류 결정 후 무려 20개월 만에 재심의가 열린 상황에서 또 한 번 결정이 미뤄졌지만, 이번에는 다음 위원회 개최 시기를 잠정적으로 명시한 데 전남도는 의미를 뒀다.
남창규 전남도 도로교통과장은 "오늘 심의에서 찬반 의견이 양분됐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한다"며 "기회가 주어지는 대로 국립공원 위원들은 물론 전문가, 환경단체를 상대로도 공항 건설의 타당성을 적극적으로 설명해 사업이 꼭 추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남도는 금호산업 컨소시엄이 기본설계를 이미 진행한 만큼 정책 결정만 이뤄지면 연내 착공, 2021년 완공 일정도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추진과정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국립공원 훼손을 우려하며 사업계획 전면 철회를 촉구한 환경단체는 여지를 남긴 데 불만을 표출했다.
최지현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국립공원에 공항이 들어서는 것은 명백히 옳지 않은데도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주민들의 이동권 요구에 부담을 느껴 부결시키지 못한 것 같다"며 "소외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sangwon7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