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야 대립 '카지노 법안' 국회 통과…"3곳까지 설치 가능"

입력 2018-07-20 21:49  

日 여야 대립 '카지노 법안' 국회 통과…"3곳까지 설치 가능"
내각 불신임안은 부결…제1야당 대표, 2시간 40여 분간 연설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에서 그동안 금지됐던 카지노의 신설을 허용하며 구체적 운영 방법을 정한 법안이 20일 국회 중의원을 통과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밤 열린 중의원 본회의에서 카지노 설치 규정을 담은 통합형 리조트(IR) 실시법안은 여권인 자민당과 공명당, 야권인 일본유신회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여권이 카지노를 포함한 통합형 리조트 시설 허용을 추진하는 내용의 법안을 2016년 12월 강행 통과시킨 뒤 1년 7개월여 만에 해당 시설의 설치와 관련한 법안이 통과한 것이다.
법안은 전국에 최소 3곳의 카지노를 포함한 시설을 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도박 의존증 방지 대책으로는 일본인의 카지노 입장 횟수를 1주일에 3회, 1개월에 10일까지로 제한하며 1일에 6천 엔(약 6만 원)의 입장료를 받기로 했다. 20세 미만과 폭력단원 등의 입장은 금지된다.
카지노 사업자는 수익의 30%를 납부금으로 내야 하며, 이 금액은 정부와 시설이 있는 해당 도도부현(都道府縣·광역자치단체)이 관광진흥과 복지 등 공공사업에 활용한다.
IR 시설에는 카지노 외에 국제회의장, 전시 및 숙박시설도 포함된다.
일본에서는 1인용 게임기를 이용해 상품권을 획득하는 파친코가 서민들에게까지 큰 인기를 끌고 있지만, 카지노는 도박성이 높다는 이유로 그동안 금지됐다.
여당은 카지노가 설치되면 고용 창출은 물론이고 외국인 관광객을 늘려 세수를 확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야당은 도박 의존증 방지 대책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IR과 관련해선 홋카이도(北海道)의 구시로(釧路)시, 도마코마이(<草+占>小牧)시, 루스츠무라(留壽都村) 등이 유치 의사를 표명했으며, 요코하마(橫浜)와 오사카(大阪)도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이날 오전 야당 5곳과 '무소속 모임'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 대한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지만, 여권 등의 반대로 부결됐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枝野幸男) 대표는 이날 오후 중의원 본회의에서 2시간 43분간 결의안 취지를 설명했다.
이는 중의원에서 관련 기록이 남아있는 1972년 이후 최장 시간이다. 참의원에선 2004년 당시 후생노동위원장 해임 결의안 제출 시 민주당 측이 이보다 긴 3시간 1분의 연설 시간을 기록한 적이 있다.
에다노 대표는 이날 카지노 법안 표결을 늦추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략을 활용한 것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연루 의혹을 받는 모리토모(森友), 가케(加計)학원 등 두 '사학 스캔들'과 관련한 정부와 여당의 대응을 거론하며 이 때문에 "헌법 사상 최악의 국회"가 됐다고 비판했다.
에다노 대표는 카지노 법안에 대해서도 "카지노 수익으로 경제성장을 목표로 하는 것 자체가 창피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최근 내린 폭우에 대한 정부 대응, 아베노믹스(아베 총리의 경제정책), 일하는 방식 개혁을 포함해 모두 7개 사안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자민·공명당, 일본유신회 등의 반대로 내각 불신임안은 부결됐다.
js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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