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비니, 마피아 저항작가 사비아노 상대로 고소장 제출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지난달 취임 이후 강경 난민 정책을 밀어붙이며 정치적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45) 이탈리아 내무장관이 마피아 저항작가로 이름 높은 로베르토 사비아노(38)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20일 일 조르날레 등 이탈리아 언론에 따르면 살비니 장관은 자신이 마피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표현한 책임을 물어 사비아노를 상대로 19일 고소장을 제출했다.
살비니 장관은 "어떤 비판도 수용할 수 있지만, 내가 마피아를 돕는다고 말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사비아노를 고소했다고 밝혔다.
나폴리를 근거지로 한 마피아 조직 '카모라'의 범죄 행태를 파헤친 소설 '고모라'(2006년)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사비아노는 살비니가 장관이 되기 전부터 그의 반(反)난민 성향을 강도 높게 비판해온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살비니는 지난달 자신에게 비판적인 사비아노가 제공받고 있는 경찰 보호 종료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이에 사비아노는 살비니를 마피아에 빗대 '지하 세계의 장관', '어릿광대'라고 부르며 반발했다.
사비아노는 '고모라' 출판 이후 마피아들로부터 다수의 살해 협박을 받은 탓에 10년 넘게 무장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생활하고 있다.
사비아노는 최근에는 지중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여성과 어린이 난민의 시신을 찍은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게재하면서 "살비니는 이 사진을 보고 얼마나 큰 즐거움을 느낄까. 당신이 뿌린 증오는 결국 당신을 집어삼킬 것"이라는 메시지를 적어 살비니를 다시 한 번 자극했다.
사비아노는 살비니 장관이 자신을 고소했다는 소식에 "그는 비판의 목소리를 두려워하고 있다"며 "법정에 선 살비니는 진실을 말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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