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 대통령들과 달라…'딜메이커'로 훌륭한 협상해왔다"
(워싱턴=연합뉴스) 송수경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일이 잘 안 풀리면 나는 그가 역대 겪었던 최악의 적이 될 것이다. 최악의 악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공개된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푸틴 그리고 러시아와 잘 지내는 건 긍정적인 일이지 부정적인 일이 아니다"라는 걸 전제로 이같이 밝혔다.
양국 간 현안 해결이 잘 안 될 경우 강경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지난 16일 미·러 정상회담의 역풍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푸틴)도 그걸(내가 그의 최악의 적이 될 것이라는 걸) 안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그런 방향으로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는 좋은 관계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역대 어떤 대통령보다 러시아에 훨씬 더 터프했다"며 독일의 러시아 가스 도입 추진 비판, 대러 제재, 러시아 외교관 추방 등을 거론하고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이런 일들을 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러시아의 '봉'이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 때 몇몇 바보들은 '왜 푸틴 얼굴을 쳐다보고 걸어가서 소리 지르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 사람들이 미쳤나'라고 나는 말했다"며 "나는 협상을 하길 원하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오랫동안 러시아와 나쁜 관계를 맺었지만, 나는 다른 대통령들과 다르다. 나는 '딜 메이커'다"라며 자신을 '협상의 대가'라고 칭한 뒤 "내 평생 협상을 해왔고 나는 정말 잘한다. 훌륭한 거래들을 많이 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해 말 중앙정보국(CIA)이 첩보를 제공한 덕분에 러시아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일어날 뻔한 대형 테러를 막아낸 뒤 푸틴 대통령이 고맙다고 자신에게 전화한 일을 거론, "이런 것들 좋은 것이지 나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대단한 회담을 했다. 기자회견도 매우 좋았다. 가짜뉴스들만 빼면 나는 정말로 기자회견 때 매우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되풀이했다.
또한 "나는 평화를 보고 싶은 것이며, 우리가 세계를 위해 훌륭한 일들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국, 그리고 다른 나라들을 포함해 나는 매우 잘하고 있고 잘 지내고 있다. 그것은 모두를 위해 좋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적국'인 러시아에 대해 상대적으로 회유적 태도를 취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나는 러시아와 전혀 관계가 없다. 관계가 있었던 적이 없다"며 '러시아 스캔들'에 대해 "그것은 '민주당의 거짓말', '크고 두툼한 거짓말'로 불린다"고 거듭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푸틴과의) 회담에서 계속 달래는 태도만 취한 건 아니다. 두 나라를 위해 많은 좋은 것들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 개최 문제와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가'라는 질문에 "그렇다.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이야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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