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오픈 3라운드에서 5타 줄이며 공동 6위로 도약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 링크스에서 리더보드를 바라보던 갤러리가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브리티시오픈(이하 디오픈) 셋째 날 리더보드 가장 꼭대기엔 한때 그 누구보다도 리더보드 상단을 가장 많이 장식했던,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은 좀처럼 볼 수 없던 이름이 등장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이름이었다.
22일(한국시간) 디오픈 3라운드에서 우즈가 공동 선두에 머물던 시간은 약 20분에 그쳤다.
14번 홀(파5) 버디로 공동 선두가 됐던 우즈는 이후 16번 홀(파3)에서 첫 보기를 기록하고, 다른 선수들이 타수를 더 줄이면서 선두와 4타 차 공동 6위로 라운드를 마쳤다.
비록 선두는 빼앗겼지만 메이저 대회에서 오랜만에 우승 경쟁을 벌이는 우즈의 모습은 전 세계 골프팬을 설레게 했다.
2라운드에서 컷 탈락한 이언 폴터(잉글랜드)는 우즈의 이름이 꼭대기에 있는 리더보드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리고 "우즈 때문에 이렇게 흥분된 적이 없었다"고 쓰기도 했다.
경기를 마친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우즈에게 "리더보드 꼭대기에 오른 기분이 어땠냐. 메이저 대회에서 이런 기분을 느껴본 지가 언제였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우즈는 환한 미소와 함께 "이런 기분 느낀 지 몇 년 된 것 같다"고 답했다.
14번의 메이저 우승컵을 들어올린 우즈는 허리 부상 속에 오랜 슬럼프를 겪었다. 마지막 메이저 우승은 2008년 US오픈에서였다.
허리 수술 이후 복귀해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 출전했지만 마스터스에선 32위를 했고, US오픈에선 컷 탈락했다.
이날 우즈의 3라운드 스코어 66타는 2012 PGA 챔피언십 이후 우즈의 메이저 대회 최저 스코어다.
1·2라운드 모두 이븐파를 쳤던 우즈는 3라운드 들어 4·6번 홀 징검다리 버디로 상위권에 올라섰다.
9번 홀(파4)에서 10m가 훌쩍 넘는 장거리 버디 퍼트까지 성공하자 우레와 같은 환호가 터져 나왔다.
여세를 몰아 10·11번 홀까지 세 홀 연속 버디를 잡고, 14번 홀 버디로 공동 선두에 올라설 때까지 전성기 우즈의 완벽한 귀환이었다.
뉴욕포스트는 "이것이 우리가 기다려왔던 타이거 우즈"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16번 홀에서 퍼트 실수가 나오며 1타를 잃었지만 18번 홀 까다로운 파 세이브에 성공하며 기분 좋게 마무리했다.
우즈는 "일요일엔 더 나을 것"이라면서도 "기회가 왔다. 가시권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최종 라운드를 치르는 우즈는 "최근 몇 년 동안은 (메이저 우승)이 다시 가능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나 메이저 우승 기회를 안고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가게 됐다. 재밌는 경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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