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협상 종결짓고, 무역·이민·경제·치안 협력하자"
(서울=연합뉴스) 이동경 기자 =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당선인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무역과 이민 등 여러 방면에서 협력을 함께 모색하자는 '회유의 편지'를 보냈다고 월스트리저널(WSJ)이 22일 보도했다.
이달 초 대선에서 89년만에 보수 우파의 장기집권을 종식시킨 좌파 정치인인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서한에서 "미국과의 관계에 새 국면을 열고, 무역, 이민, 경제개발, 치안에서 공통의 길을 모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또 미국, 캐나다가 참가하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협상 차질로 투자가 지지부진함으로써 멕시코 경제 성장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면서 조속한 타결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오는 12월 초 정권을 이양받는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진행되는 나프타협상 재개에 현 정부 실무자와 함께 정권 이양팀을 참석시킬 예정이다.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지난 13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사절단을 이끌고 멕시코를 방문해 협력 방안을 논의할 때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한을 전달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장관 내정자가 21일 기자회견에서 공개한 서한에서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우리는 서로 말한 것을 실천하는 바를 알고 있고, 역경을 성공적으로 헤쳐나왔다는 점에서 아주 고무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동질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멕시코 접경에 장벽을 설치할 정도로 골치 아픈 일로 여기는 불법 이민자 문제와 관련해 오브라도르 당선인은 "멕시코인들이 태어난 곳에서 직업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멕시코를 경유해 미국 국경을 넘는 중미 지역 불법 이민자들을 차단하기 위한 예산을 미국과 함께 조성해 75%는 일자리를 만드는 데 이용하고, 나머지는 국경 경비 강화에 쓰자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트럼트 대통령은 이달 초 오브라도르 당선인과 통화하면서 국경 보안과 무역 문제 등에 관해 대화를 나눴고, 특히 나프타를 대신해 멕시코와 별도의 양자 협정을 맺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기간부터 멕시코인들을 성폭력 범죄자로 비하하는가 하면 국경 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에 부담시킨다고 공언하는 등 윽박지르는 국면을 조성해왔으나, 오브라도르 당선인과 통화를 한뒤 다소 누그러진 모습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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