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돈 받고 부패 사범들에 호화감방…인니 교도소장 체포

입력 2018-07-23 10:57   수정 2018-07-23 13:28

뒷돈 받고 부패 사범들에 호화감방…인니 교도소장 체포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부패 사범이 주로 수용되는 인도네시아의 한 교도소가 재소자들에게 뒷돈을 받고 각종 편의시설이 설치된 '호화감방'을 제공한 사실이 들통나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일간 콤파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반부패위원회(KPK)는 지난 21일 서(西) 자바 주 반둥 시 수카미스킨 교도소의 와힛 후세인 소장을 자택에서 체포했다.
4개월 전 취임한 후세인 소장은 재소자들로부터 1인당 2억∼5억 루피아(약 1천500만∼3천800만원)를 받고 에어컨과 케이블 TV, 샤워실, 냉장고, 식당 등이 갖춰진 감방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재소자들은 후세인 소장에게 뒷돈과 별개로 고가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물하기도 했다.
이처럼 뇌물을 준 재소자들은 외래진료나 문병 등을 핑계 삼아 원하면 언제든 바깥나들이를 할 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KPK 당국자는 "21일 후세인 소장의 자택과 교도소를 급습했을 때도 부패 사범 두 명이 감방을 비운 채 외출한 상태였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부유층과 유력인사들이 교도소 내에서 호화생활을 하거나 각종 편의를 받는 것이 심각한 문제가 돼 왔다.
특히 재소자 444명 중 354명이 부패 사범인 수카미스킨 교도소는 과거에도 유력인사에 대한 특혜 제공으로 수차례 물의를 빚은 바 있다.
인도네시아 법무인권부는 작년 이 교도소에 호화 리조트를 방불케 하는 고급 목조 오두막 37채가 지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전면 철거 지시를 내렸다.
재소자들이 자비를 들여 지은 이 오두막에는 냉장고와 음향기기 등은 물론 작은 정원과 연못까지 갖춰져 있었다.
일부 재소자는 연예인을 불러 교도소 내에서 파티를 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0년에는 대규모 탈세 사건에 연루돼 수카미스킨 교도소에 수감된 전직 세무공무원이 발리에서 열린 테니스 대회를 관람하다 카메라에 포착되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지기도 했다.
국제투명성기구(TI)가 올해 초 발표한 2017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인도네시아는 100점 만점에 37점으로 180개국 중 96위를 기록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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