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노회찬 부인과 전날 통화…절대 이럴 분 아닌데"
노회찬 투신아파트 경비원 "'쿵' 소리에 가보니 맥박 없어"
장례식장, 신촌 세브란스병원…정의당, 장례식장서 긴급회의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황재하 기자 = 정의당 노회찬 의원은 23일 오전 어머니와 남동생 가족이 사는 고층 아파트 현관 부근에서 직장을 다니는 주민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간 시간대에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38분 서울 중구의 한 아파트 현관 쪽에 노 의원이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경비원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노 의원이 쓰러진 것을 최초로 발견한 경비원 김 모 씨는 "오늘이 쓰레기 분리수거 날이라 수거장에 있다가 '쿵' 하는 소리가 들려 가봤더니 노 의원이 떨어져 있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 씨는 "일부러 손끝 하나 대지 않고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며 "일단 맥박이 뛰는지 확인해보라는 경찰의 말에 떨어진 지 1∼2분 만에 맥을 짚었는데도 맥이 전혀 잡히질 않았다"며 "몇몇 주민들도 장면을 봤지만 비명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목격자인 주민 박 모(75) 씨는 "사고 직후 소방차와 경찰차가 2대씩 와서 노 의원에게 인공호흡을 했는데 반응이 없었고, 5분쯤 심폐소생술 하더니 시신을 파란색 천으로 덮었다"고 전했다.
노 의원이 비극적인 선택을 했다는 소식에 현장에는 취재진 수십명이 몰렸고, 놀란 주민들도 모여들었다.
현장을 찾은 노 의원의 지인 임 모(59) 씨는 "어제 형수님(노 의원 부인)과 통화했는데, 노 의원이 '어머니한테 다녀오겠다'고 말했다고 한다"며 "집에 들러 형수님 얼굴을 잠깐 보고 나갔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임 씨는 노 의원과 오래 전부터 알고 지냈고 1990년대 노동 운동을 함께 했었다며 "한 달 전에 노 의원을 만났는데 (이런 일이 있을 줄) 전혀 몰랐다"며 "판단력이 냉철하고 절대 이럴 분이 아닌데 이해할 수 없다"고 침통해했다.
경찰은 노 의원 투신 현장에 폴리스라인을 겹겹이 설치해 현장을 통제하고 현장 검안 후 시신을 장례식장으로 옮겼다.
노 의원의 장례식장은 서울 마포구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으나 아직 빈소가 꾸려지지 않은 듯 조문객을 받지 않고 있다.
장례식장에 설치된 화면에도 노 의원과 부인·동생의 이름, 장지(서울추모공원-양수리 갑산공원묘지)만 표시돼 있다.
오후 3시30분께 흰 국화가 큰 수레 2대에 실려 예식장 안으로 들어가는 등 장례식 준비가 분주한 모습이다.
심상정 의원을 비롯한 정의당 관계자들과 유족들은 장례식장을 찾았다. 정의당은 노 의원의 빈소에서 오후 3시부터 긴급회의 중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빈소를 찾아 "너무도 충격적이고 슬프다"며 "한국정치의 귀한 자산을 잃게 돼 애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 의원은 또 "정의당 의원들이 오후 3시 비상회의를 (장례식장에서) 연다고 해서 나왔다"고 말했다. 유서 내용에 대해서는 "못 봤다"고 했다.
앞서 경찰은 노 의원 동생과 어머니가 사는 아파트 17∼18층 계단에서 노 의원의 상의를 발견했고, 그 안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과 정의당 명함, 유서로 추정되는 글을 찾아냈다.
유서 내용은 '드루킹 사건과 관련해 금전을 받은 사실은 있으나 청탁과는 관련이 없다.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노 의원이 드루킹 사건과 관련, 신변을 비관해 투신했을 개연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이다.
노 의원은 드루킹 측근으로 자신과 경기고 동창인 도모(61) 변호사로부터 2016년 3월 불법 정치후원금 5천만 원을 받은 의혹을 받는다. 드루킹의 인터넷 카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으로부터 2천만 원의 강의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이와 관련해 노 의원은 "어떤 불법적인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 특검 수사에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노회찬 아파트서 투신사망…유서 "금전받았으나 청탁과 무관"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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