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기 맞은 자두 잎 폭염에 붉게 타"…가축 14만마리 폐사

입력 2018-07-23 15:33  

"수확기 맞은 자두 잎 폭염에 붉게 타"…가축 14만마리 폐사
경북 축산·과수 농가 시름…바다 수온 상승에 양식 어민도 비상



(안동·김천=연합뉴스) 박순기 김효중 최수호 기자 = 열흘 넘게 이어지는 폭염으로 경북 곳곳에서 가축 폐사, 농작물 화상 등 피해가 속출해 축산·과수 농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아직 가시적인 피해는 없지만 무더위로 바다 수온도 계속 높아지고 있어 양식 어민들도 신경을 바짝 곤두세우고 있다.
23일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6일부터 지금까지 영양·울릉군을 제외한 21개 시·군에서 폐사한 가축은 14만4천128 마리에 이른다. 지난해 폭염에 따른 가축 피해(8만4천181 마리)보다 6만 마리 정도 더 많다.
닭이 14만1천863 마리로 가장 많고 돼지 2천215 마리, 오리 50마리다.
상황이 이렇자 농가마다 폭염 피해를 줄이기 위해 축사 단열처리, 안개분무시설 가동 등에 나서고 있지만 찜통더위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어서 가축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직 공식 피해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농가 곳곳에서 시듦, 일소(과실 표면 등이 강한 햇빛에 오래 노출돼 화상) 등 이상 현상도 나타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수확기를 맞은 자두와 포도 재배농가 일부는 폭염 피해 직격탄을 맞아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가고 있다.
여봉길(김천시 봉산면) 씨는 "자두와 포도의 잎이 다 타서 수확이 어려운 농가가 많다"며 "자두와 포도는 33∼34도일 때 당도가 올라가는데 지금은 너무 고온이라 잎이 탄소동화작용을 못 해 붉게 타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폭염으로 사과 일소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농가마다 방지제를 살포하고 있다"고 했다.



폭염으로 동해안 표층 수온이 이달 들어 평년 이맘때보다 2∼3도 높은 24∼25도를 기록하자 양식장에도 비상이 걸렸다.
도내 양식장은 163곳으로 강도다리, 전복, 넙치, 돔류 등 2천400만 마리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경북에서는 28도 넘는 고수온으로 강도다리, 전복 등 64만5천 마리가 폐사해 5억7천만원 가량 피해가 났다.
도는 현재 고수온 현상이 지속하자 실시간 해양환경어장정보시스템 10곳 수온 정보를 어업인에게 신속히 제공하고 어업지도선을 이용한 예찰도 강화하고 있다.
어업인들에게 양식어류 조기 출하, 용존산소량 수시 점검, 어류 스트레스 최소화, 재해보험 가입 등도 독려하고 있다.
대구기상지청에 따르면 대구·경북에는 지난 11일부터 단계적으로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23일 오후 2시 기준으로 경주는 낮 최고기온이 37.9도까지 올랐다.
대구기상지청은 "현재 대구·경북 전역에 내려진 폭염특보는 다음 주까지 이어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경북도 관계자는 "폭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며 "농가 등에서도 철저한 농작물 관리에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parksk@yna.co.kr, kimhj@yna.co.kr, su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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