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개막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출연…운명적 사랑 빠진 '로버트' 역
"뮤지컬계 활약 옥주현·바다 등 모습은 힘이자 부담"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뮤지컬 분야에서는 아직 신인이라고 할 수도 없고, 연습생이라고 하는 게 맞겠네요."
1세대 아이돌을 대표하는 에이치오티(H.O.T) 출신 강타(39)가 데뷔 후 처음으로 뮤지컬에 도전한다.
오는 11일 서울 송파구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하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에서 주부 '프란체스카'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는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 역할을 맡는다.
강타는 23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드레스가든에서 열린 제작 발표회에서 "뮤지컬 무대는 20여 년간 가수로서 온 무대와 너무도 다르다"며 "마음고생도 하고 있지만 그만큼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1996년 H.O.T 메인 보컬로 데뷔했으니 그의 가요계 연륜은 어느덧 20년을 넘어선다. '아이돌 조상', '시조새'로도 불린다. 연습생으로 둥지를 튼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에서 그의 현재 위치는 이사다.
그러나 무대 경험이 많은 그에게도 뮤지컬 무대는 긴장되고 어려운 미지의 세계일 수밖에 없다.
그는 "뮤지컬 분야에서 저는 조금도 검증되지 않은 배우"라며 "이 작품을 통해 관객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는지, 무대 위에 계속 오를 수 있는지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뮤지컬 무대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배우 간 정해진 수많은 약속을 정확하게 지켜야 한다는 점입니다. 동시에 가장 매력적인 부분도 바로 그 지점이고요. 아직은 무대 위에서 지켜져야 하는 약속들을 신경 쓰느라 로버트로 빨려 들어간 적이 많이 없었어요. 언제, 어디서든 바로 로버트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제 숙제입니다."
그와 함께 1990년대에 함께 활동한 '핑클'의 옥주현, S.E.S의 바다 등은 뮤지컬계에서 이미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그와 절친한 사이인 가수 출신 이지훈도 뮤지컬 무대에 꾸준히 출연 중이다.
그에게도 뮤지컬 제안이 오래전부터 이어졌지만 "무대에 설 만큼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 아니"란 이유로 여러 차례 고사해왔다고 한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뮤지컬 무대에 서기 전 고민을 정말 많이 했어요. 뮤지컬 무대를 꽉 채울 만큼 내 안에 무엇인가를 꽉 채웠을 때 무대에 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옥주현 씨나 바다 씨는 걸그룹 시절부터 에너지가 넘치는 것으로 유명했기 때문에 뮤지컬 무대에서도 분명 잘할 것이라고 예상했었죠. 이들이 자리를 잘 잡았다는 사실은 제게 힘이 되기도, 부럽기도, 동시에 부담을 주기도 하는 부분입니다."
오랜 망설임 끝에 이번 뮤지컬을 택한 이유는 "음악이 주는 힘이 강렬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작품 속 넘버(곡)는 신(神)계에 닿아있는 음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아름다워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1992년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된 동명 미국 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아이오와주의 한 마을에서 한적한 삶을 살고 있던 주부 '프란체스카'와 촬영차 마을을 찾은 사진작가 '로버트 킨케이드'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린다.
뮤지컬로는 2014년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됐는데, 같은 해 토니상과 드라마데스크상에서 최우수 작곡상과 편곡상을 거머쥐며 호평받았다.
한국에서는 작년 초연됐으며, 박은태, 옥주현 원 캐스팅(한 배역에 한 명의 배우만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다.
이번 재연 공연에서는 강타, 박은태가 로버트 역을, 차지연, 김선영이 프란체스카 역을 연기한다.
강타는 "동료 배우들이 너무도 든든한 버팀목"이라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sj997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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