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이란 외무부는 이란 정권의 정당성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맹비난했다.
바흐람 거세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3일(현지시간) 낸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의 언사는 교활하고 값싼 정치적 선전술"이라면서 "이는 미국 행정부가 현재 사상 최악의 절망적 위기에 처했다는 방증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폼페이오의 언사는 이란 내정에 또 간섭하려는 시도"라면서 "역사적으로 이란은 외세의 지배와 간섭을 허용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런 가식적 언사는 이란 국민의 단합을 촉진할 뿐"이라고 반박했다.
거세미 대변인은 다른 외무부 성명과는 달리 폼페이오 장관에 존칭이나 직책을 붙이지 않고 '마이크 폼페이오'라는 이름만 불렀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한 행사에 참석해 이란 최고지도자를 '성스러운 척하는 위선자'라고 부르면서 마피아처럼 부패로 막대하게 축재했으면서 이란 국민을 무자비하게 억압한다고 비난했다.
이란의 '최고 존엄'이자 신정 일치 통치의 정점인 최고지도자를 범죄자로 취급한 셈이다.
그러면서 이란 국민이 이를 더는 참지 않고 정권에 대항해 봉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같은 날 트위터에 이란을 겨냥해 "절대, 다시는 미국을 협박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를 통틀어 이전에 아무도 경험하지 않았던 그런 결과와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는 이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미국을 향해 "사자의 꼬리를 갖고 놀면('잠자는 사자의 코털을 건들다'는 표현과 같은 뜻) 후회하게 될 것"이라면서 "이란과 전쟁은 모든 전쟁의 시초가 된다"고 경고한 데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었다.
이번에 폼페이오 장관처럼 이란에 적대적인 미국의 정치인들이 이란 내부에서 감지되는 반정부 활동이나 시위를 지지한다고 기대 섞인 발언을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낸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이란의 반정부 움직임을 미국 정치인이 지지하는 순간, 친미 활동으로 낙인돼 일반 대중의 지원을 받기 어려워지는 데다 이란 정부가 '미국의 지령을 받은 체제 전복 활동'으로 지목해 강하게 진압하는 명분을 제공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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