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값비싼 대가 치를 것"…對이란 경고음 증폭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백악관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복원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하산 로하니 대통령 사이에 '말 폭탄'이 오가는 등 양국 갈등이 고조되는 것과 관련해 상황을 악화시키는 쪽은 미국이 아니라 이란이라고 주장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이란과의 전쟁 선동을 무릅쓰겠다는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선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란 쪽을 보라"라고 말했다.
양국 간 긴장의 수위를 끌어올리는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니라 로하니 대통령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전날 자국 외교관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 "이란과의 전쟁은 모든 전쟁의 어머니라는 점을 미국인들은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지목하며 "다시는 미국을 위협하지 마라. 그렇지 않으면 역사를 통틀어 이전에는 아무도 경험해본 적 없는 결과를 겪고 고통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더는 당신의 폭력과 죽음의 미친 언사를 용납해줄 나라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샌더스 대변인은 "이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응을 보라"며 "대통령은 이란이 계속해서 미국을 위협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악관의 안보사령탑인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란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며칠 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를 했다"면서 "대통령은 만약 이란이 부정적인 행동을 하면 그들은 지금까지 어느 나라도 지불한 적 없는 값을 치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볼턴 보좌관과 상의한 끝에 나온 것인지에 대해 즉답하지 않았으나, "대통령은 그의 국가안보팀과 매일 상의한다"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또 지난 16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미·러 정상회담 이후 역풍에 시달린 트럼프 대통령이 정국의 초점을 러시아에서 이란으로 전환하려는 것이라는 시각에는 "그렇지 않다"며 정면으로 부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 체결된 이란핵합의를 파기한 데 이어 이 합의에 따라 그동안 중단된 대이란 경제 제재를 내달 6일 재개할 방침이다. 이란과 미국의 유럽 동맹국들은 미국의 일방적인 핵합의 파기를 비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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