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과학연구원 성과…그래핀과 비슷한 철 기반 육각벌집 모양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위상학(Topology)은 연속적인 변형에도 변하지 않는 물체 특성을 살피는 학문이다.
위상학적 특징과 위상물질에 대한 탐구는 전 세계적으로 최첨단 연구 영역에 속한다.
위상물질은 뫼비우스 띠에 비유할 수 있다.
뫼비우스 띠를 아무리 변형시켜도 찢지 않으면 보존되는 것처럼 위상물질 전자구조 역시 물질 화학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그대로 유지한다.
위상물질은 그래핀이나 위상 부도체처럼 자성을 띄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그런데 위상물질이면서 외부 자기장 없이 스스로 자석이 되는 성질(강 자성)을 띤 위상 강자성체가 국내 연구진에게서 처음 발견됐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철(Fe)과 게르마늄(Ge)이 결합한 층 사이에 텔루륨(Te)이 껴 있는 'Fe₃GeTe₂'이 강자성과 위상성질을 동시에 갖는 물질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4일 밝혔다.
연구에는 IBS 원자제어 저차원 전자계 연구단 김준성 연구위원과 강상관계 물질 연구단 양범정 연구위원, 막스 플랑크 한국·포스텍 연구소 김규 박사 등이 참여했다.
그래핀처럼 육각 벌집 형태로 합성된 이 물질에서는 위상학적 특이점이 선(line) 형태로 길게 분포돼 있다.
이 선을 따라 양자역학적 자기장이 크게 생긴다.
동시에 강자성체이기 때문에 전자가 도는 방향이 대부분 한 쪽을 향해 있다.
이번 연구로 위상학적 상태와 강자성 모두 지닌 물질이 실제로 존재하며, 양자역학적 자기장 효과가 크고 안정적이라 강한 이상 홀효과를 관측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
미래형 정보 소자로 주목받는 2차원 반도체 물질과도 쉽게 결합할 수 있는 구조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김규 박사는 "위상학적 특성을 가진 강자성체는 자연계에 많이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위상 강자성체의 이해를 통해 앞으로 더 강한 위상 특성을 가진 자성체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는 IBS와 한국연구재단(선도연구센터사업) 등의 지원을 통해 수행했다.
성과를 담은 논문은 17일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 온라인판에 실렸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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