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도 선거연령 18세로 하향 추진…"청년참정권 보장"

입력 2018-07-24 10:53  

말레이도 선거연령 18세로 하향 추진…"청년참정권 보장"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61년 만의 첫 정권교체를 이룬 말레이시아가 청년참정권을 확대하기 위해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24일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사이드 샤딕 사이드 압둘 라흐만(25) 말레이시아 청년스포츠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을 만나 차기 총선이 열리는 2023년 전에 선거연령을 현행 21세에서 18세로 하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역대 최연소 장관인 그는 "이는 젊은 유권자층이 커지고 영향력 또한 확대된다는 의미"라면서 "이들은 더는 정치의 장에서 곁다리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법무장관실은 조만간 이를 위해 개정해야 할 법률을 파악·취합하는 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전해졌다.
선거연령을 18세로 낮추면 말레이시아의 유권자 수는 370만 명가량 늘게 된다.
지난 총선의 경우 1천440만 명의 유권자가 참여했고 이 중 21∼39세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내외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차기 총선부터는 투표에 나서는 유권자의 절반 이상이 10대와 20대, 30대가 될 수 있다.
젊은 유권자들은 지난 5월 총선에서도 마하티르 모하맛 현 총리가 이끄는 야권이 기존 집권 연정 국민전선(BN)을 무너뜨리고 정권교체를 이뤄내는 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다.
현지 여론조사기관 므르데카 센터는 총선에 참여한 젊은 유권자의 75%가 야권에 표를 던졌다고 분석했다.
주된 배경으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 청년실업률이 지목된다.
말레이시아 15∼25세 청년의 실업률은 작년 기준 10.8%로 전체 실업률(3.3%)의 3배가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전 정권은 외국인 저임금 노동자 유입 등으로 고용 환경이 악화한 데 대한 젊은 층의 불만이 커지자 뒤늦게 외국인 불법노동자 단속을 강화하고 26세 미만 청년에 대한 소득세 면제 등 공약을 내놓았지만 이미 돌아선 마음을 되돌리지는 못했다.
사이드 샤딕 장관은 "젊은 유권자들이야말로 지난 선거의 진정한 '킹메이커'였다"면서 "선거연령 하향은 젊은이들의 유리 천장을 깨고 정치 참여를 더욱 활발하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hwangc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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