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진병태 기자= 중국 인민해방군이 16년만에 외출시 군인들의 군복착용을 허용했지만 대부분 군인들이 군복착용을 원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24일 중국의 뉴스포털 써우후(搜狐)의 한 군사 블로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75%의 군인들이 외출시 군복착용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은 공무상 외출이 아닐 경우 군복착용을 금지하다 지난 4월 16년만에 '중국인민해방군 내무조령'을 개정, 외출시 군복이든 사복이든 본인이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2002년 당시 내무조령에서 공무가 아닌 개인 외출시 간편복을 착용토록 한 것은 군복외출시 폭도들의 공격 목표가 될 수 있다는 당시의 시대적 상황이 반영됐다. 또 당시에는 인민해방군의 자질이 그렇게 높지 않아 군복을 착용하고 외출했다가 '사고'를 칠 경우 전체 군의 명예를 실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군영을 나서면 민간인이라는 인식을 불어넣어 군인의 직업적 성격을 강조하려는 목표도 작용했다.
신중국 출범초기에는 군복착용 외출이 허용됐으며 레이펑(雷鋒) 배우기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
후난(湖南)성 왕청(望城)현 태생인 레이펑은 공산주의청년단 단원과 인민해방군 전사로 근무하다 1962년 8월 군용차량을 타고 부대로 돌아가던 중 차량 전복 사고로 22세의 짧은 생을 마감했다.
일생을 근검절약과 봉사, 희생으로 일관했던 그가 죽은 뒤 1년 후인 1963년 3월 5일 마오쩌둥(毛澤東)이 '레이펑 동지를 따라 배우자'(向雷鋒同志學習)라는 교시를 내리면서 정부가 매년 3월 5일을 '레이펑 학습일'로 지정했고 레이펑은 중국 내에서 영웅이 됐다.
또 1966-1976년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군복이 패션이었을 뿐아니라 신분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중국은 신중국 출범초기 군복외출을 허용했다가 2002년 금지한 이후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이 내무조령 개정안에 서명하면서 다시 군복외출을 허용했다.
중국 인민해방군의 인터넷매체인 중국군망은 군복외출 허용은 레이펑처럼 군대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중국 사회에 불어넣어주기를 바라는 군부의 기대가 기저에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비판론자들은 군복을 착용한 군인이 남을 돕거나 용기 있는 행동을 했을 경우 왕훙(網紅·인터넷 스타)이 될 수 있지만 한마디 말이나 행동을 잘못했을 경우 자신은 물론 군대의 명예에도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 누리꾼은 '군복을 입고 외출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면서 "간편복 외출이 나도 안전하고 링다오(지도자)들도 안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중국은 군복착용 외출허용으로 군대와 사회가 가까워지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군인들이 군민의 매개역할을 원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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