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관함식 제주해군기지 개최 논란 도의회로 번져(종합)

입력 2018-07-24 16:04  

국제관함식 제주해군기지 개최 논란 도의회로 번져(종합)
이상봉 의원 "관함식 반대 결의안 '기약 없는 메아리' 돼선 안 돼"
김태석 의장 "찬·반 측 다시 논의…정치는 대립을 하나로 잇는 것"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제주국제관함식 제주 개최를 둘러싼 논란이 제주도의회로까지 번졌다.

주민들의 개최 반대 의사를 도의회가 적극적으로 정부에 알려야 한다는 도의원들과 마을주민들이 재논의를 통해 다시 결정을 내릴 때까지 지켜보자는 도의회 의장 사이에 의견 대립이 발생했다.
제주도의회 김황국 의원은 24일 "강정마을 주민들이 반대 의견을 분명히 밝힌 만큼 정부는 이를 그대로 수용해야 한다"며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철회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열린 제363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국제관함식은 강정마을 주민들에게 미처 아물지도 않은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생채기에 또 다른 상처를 내고, 그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군이 지난 3월 16일 열린 설명회에서 마을 차원에서 반대하면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언했고, 주민들이 마을총회를 열어 반대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국제관함식 개최를 추진하는 것은 불통과 독단"이라고 지적했다.
사실상 국제관함식 개최를 기정사실로 해놓고 강정 주민들에게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내라고 종용하는 것 또한 횡포라고도 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국제관함식이 아닌 별도의 자리를 마련해 강정마을 주민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봉 도의원도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제11대 제주도의회 의원 43명 전원이 참여한 관함식 반대 결의안이 '기약 없는 메아리'가 되어서는 안 된다"며 김 의원과 뜻을 같이했다.

이 의원은 제주 해군기지에서의 국제관함식 개최를 반대하는 결의안이 지난 임시회 본회의에서 상정 보류된 데 대해 "정치적으로 정부와 강정 주민들 간 소통의 기회를 줬다는 긍정적 측면이 있을 수 있지만, 관함식 강행이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의 길이 아닌 파국을 야기하는 길임을 결의안 채택을 통해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청와대가 뒤늦게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한다고 중재에 나섰지만, 이미 타협할 수 있는 '상생의 막차'는 떠났다"며 "청와대가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철회라는 통 큰 결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김태석 제주도의회 의장은 본회의 말미에 "결의안을 찬성한 의원들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을 전한다"면서 지난 임시회에서 결의안을 상정 보류한 데 대해 해명했다.
김 의장은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제주에 와서 제주지사와 의장, 강정마을 주민을 만나는 과정에서 한 가지 팩트는 반대 측과 찬성 측이 다시 논의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또 8월 2일까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란 양극단의 대립을 하나로 이어지게 하는 과정으로, 이 기회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첨예한 논쟁·갈등을 극복하는 과정도 의회의 역할"이라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지난 22일 마을 커뮤니티센터에서 토론회를 열었으나, 치열한 찬반 논쟁 속에 국제관함식 개최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마을회는 국제관함식 제주 개최 찬반 의견을 묻기 위한 긴급 마을총회 개최를 위해 100명 이상의 주민 서명을 받고 있다.

b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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