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대손충당금이 큰 영향…하나금융 근소한 차 4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가 가장 많은 이익을 내며 '리딩뱅크' 지위를 다시 확인했다.
신한금융이 2위인 가운데 우리은행이 하나금융을 근소한 차이로 앞지르며 3위를 차지했다.
24일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2분기 당기순이익이 9천380억원으로 전분기(8천575억원)보다 9.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4개 증권사가 최근 3개월간 내놓은 예측치 평균(8천678억원)보다 702억원 많은 '깜짝 실적'이다.
하지만 KB금융의 질주를 따라잡지는 못했다.
KB금융의 2분기 당기순이익은 9천468억원이다.
KB금융은 1분기에 KB국민은행 명동 사옥 매각(약 800억원) 덕을 봤다.
2분기에도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채권 매각(240억원), 거액 대손충당금 환입(330억원) 등 일회성 요인이 있었다. 물론 KB증권 자산담보기업어음(ABCP) 평가손(-200억원), 공익재단 출연(-320억원) 등 예상치 못한 변수도 있었다.
그동안 KB금융이 일회성 요인 때문에 이익 규모가 앞선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번 2분기에는 정상적인 상황에서 신한금융을 앞선 것이다.
상반기 기준으로 따지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KB금융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9천150억원, 신한금융은 1조7천956억원으로 KB금융이 1천194억원 앞섰다.
이로서 KB금융은 1년째 금융권 1위 자리를 지켜내게 됐다.
신한금융은 작년 1분기까지 '리딩뱅크'로 꼽혔다. 당시 신한금융의 순이익(9천971억원)은 KB금융(8천701억원)과 1천200억원 이상 벌어졌다.
그러다 작년 2분기 KB금융이 지주 설립 이후 최대 실적(순이익 9천901억원)을 기록하면서 뒤집혔다.
이런 기조가 이어졌고 지난해 연간으로 최종 승자는 KB금융이었다.
이번 상반기에는 3·4위 경쟁도 흥미진진했다. 지주사 전환을 노리는 우리은행은 상반기 1조3천59억원 순이익을 거둬 하나금융(1조3천38억원)을 단 21억원 차이로 넘었다.
1분기만 해도 하나금융 순익은 6천712억원, 우리은행은 5천897억원으로 하나금융이 상당한 격차로 앞섰다.
1분기에 은행 가운데 가장 저조한 실적을 낸 우리은행이 상반기 전체로 '깜짝 실적'을 낸 데는 대손충당금이 큰 몫을 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제충당금순전입액은 -1천51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천362억원이나 개선됐다.
충당금전입액 마이너스는 충당금 환입액이 새로 쌓은 충당금보다 많아 이익에는 플러스가 됐다는 의미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와 STX엔진이 구조조정과 매각 등 과정을 거쳐 정상화되면서 과거 쌓았던 충당금 중 3천억 원가량이 이번에 환입됐다.
앞서 1분기에는 하나은행의 전입액이 지난해 1분기보다 93.3%(3천428억원)나 감소한 영향으로 실적이 개선되기도 했다.
[표] 4대 금융그룹 2분기·상반기 순이익(단위: 억원)
┌────────────┬────────────┬───────────┐
││ 2분기 │상반기│
├────────────┼────────────┼───────────┤
│KB금융지주 │ 9,468 │19,150│
├────────────┼────────────┼───────────┤
│신한금융지주│ 9,380 │17,956│
├────────────┼────────────┼───────────┤
│우리은행│ 7,162 │13,059│
├────────────┼────────────┼───────────┤
│하나금융그룹│ 6,353 │13,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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