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검색 플랫폼' 장점 내세워 패션·미용 브랜드 어필
"구글·페이스북이 양분한 광고시장 비집고 들어갈지가 관건"
(서울=연합뉴스) 김현재 기자 = 이미지 공유 및 검색 플랫폼 '핀터레스트'의 시장 가치는 지난해 6월 마지막 펀딩 당시를 기준으로 123억 달러(14조 원)였다.
그러나 최근 이 프라이빗 기업의 시장 가치는 130억∼15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 CNBC 방송은 24일 "핀터레스트가 이 괴물 같은 시장 가치를 정당화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면서 "내년 중반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이 회사의 연간 광고 매출이 급증하고 있어 현 추세를 유지할 경우 올해 1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비상장사인 핀터레스트는 재무 현황을 공개할 의무가 없어 정확한 매출 규모 등은 파악되지 않지만, CNBC는 회사의 재무 상황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핀터레스트가 올해 10억 달러를 달성할 경우 지난해 5억 달러 달성에 이어 1년 만에 두 배의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2010년 창업 이후 성공적인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여온 핀터레스트가 이제는 실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명하고 있다는 것이다.
CNBC는 "이용자 수가 2억 명으로 추산되는 핀터레스트는 특히 모바일 광고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으며 여성을 대상으로 한 패션과 미용 브랜드들에 매력적인 광고 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퓨리서치 연구 조사에 따르면 핀터레스트는 여성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플랫폼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여성의 41%가 핀터레스트를 선호했지만, 남성의 핀터레스트 선호는 16%에 그쳤다.
시장 분석 업체인 디지타스의 빌리 불리아 부사장은 "소셜 미디어와 검색 기능을 결합한 핀터레스트는 소매, 패션, 가정용품, 미용, 여행의 중요한 광고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면서 "핀터레스트만큼 소셜과 검색을 잘 조화시킨 플랫폼은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매리 미커의 2016년 인터넷 트랜드 보고서에 따르면 사용자들이 플랫폼을 제품 검색과 쇼핑에 이용하는 비율은 핀터레스트가 55%로 가장 높았고, 페이스북 및 인스타그램이 12%, 트위터가 9%였다. 그만큼 광고하기 좋은 플랫폼이라는 얘기다.
벤 실버만 핀터레스트 CEO는 "우리는 전자 상거래에서 큰 기회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투자분석업체 피치북은 미국의 7대 데카콘(기업가치가 100억 달러가 넘는 스타트업)을 선정하면서 우버, 에어비앤비, 스페이스 X, 위워크에 이어 5위로 핀터레스트를 올렸다.
하지만 핀터레스트가 내년 IPO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특히 미국 디지털 광고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구글과 페이스북에 맞서 얼마만큼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순간 사라짐 기능으로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스냅챗은 지난해 3월 기업공개를 했지만, 이용자 증가 저조로 인해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20% 하락한 상태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 스냅챗 기능을 모방한 것이 이용자 정체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스냅의 광고 매출은 지난해 8억2천490만 달러였지만, 순손실은 전년 대비 6배 늘어난 35억 달러였다.
광고회사인 OMD 크리에이트의 케리 퍼스 전무는 "지난 12개월 동안 핀터레스트는 광고주와 이용자 사이에서 자신들만의 틈새시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이 시장을 (페이스북으로부터) 지킬 수 있을지, 나아가 여성 전용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넘어설 수 있을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kn020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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