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일본 고음악 대가 스즈키 마사아키(64)가 오는 26일 금호아트홀에서 하프시코드 독주회를 연다.
그가 창단한 '바흐 콜레기움 재팬'을 이끌고 지휘자로는 꾸준히 한국을 찾았지만 하프시코드 독주자로 내한 공연을 하기는 14년 만이다.
스즈키는 동양인이 연주하는 바흐 음악에 대한 서구의 편견을 걷어낸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1995년 바흐 콜레기움 바흐를 이끌고 바흐 음악을 당대 형식으로 연주하겠다고 했을 때 유럽인들은 '기모노를 입은 바흐'라며 조롱했다.
하지만 그는 묵묵히 19년에 걸쳐 55장 앨범을 완성하면서 '바흐 원전연주의 거목'으로 우뚝 섰다.
영국의 더 타임스(The Times)는 "그의 생생하고, 냉철하고 활력 넘치는 연주에서 오는 감동은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막을 수 없다"고 평한 바 있다.
일본 고베에서 태어난 스즈키는 12살 때부터 매주 일요일 교회예배에서 오르간을 연주하며 바흐 음악에 대한 사랑을 키웠다. 도쿄예술대학에서 작곡과 오르간을 전공했으며 암스테르담 스베일링크 콘서바토리에서 하프시코드와 오르간을 공부했다.
그는 지난 내한 당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바흐 음악은 든든한 버팀목이자 큰 위안"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독주회에서 스즈키는 르네상스에서 바로크 시대를 이어가는 나라별 레퍼토리를 고루 선보인다.
1부에서는 16세기 그리고 17세기 초반에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 루이 쿠프랭부터 영국 작곡가 윌리엄 버드, 독일 작곡가 디트리히 북스테후데 등까지의 작품을 차례로 연주한다.
2부에서는 그의 장기인 바흐의 '전주곡과 푸가 e-flat단조'와 '파르티타 6번'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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