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맨부커상 후보에 사상 최초로 그래픽 노블(만화와 소설의 중간 형태)이 포함됐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공영 BBC 방송 등에 따르면 맨부커상 심사위원회가 발표한 1차 후보(longlist)에 닉 드르나소(29)의 '사브리나(Sabrina)'가 이름을 올렸다.
'사브리나'는 비디오테이프에 단서를 남기고 사라진 한 소녀에 관한 이야기다.
드르나소는 앞서 첫 번째 작품인 '베벌리(Beverly)'로 LA타임스의 도서상을 수상했다.
맨부커상 심사위원회는 "소설의 변화된 형태를 고려하면 그래픽 노블이 (후보에) 포함되는 것은 시간의 문제였다"면서 '사브리나'에 대해 "완곡하고 영리하며 미니멀하다"고 평가했다.
위원회는 "그래픽 노블은 점점 더 스토리텔링 측면에서 전면에 나오고 있다"면서 "우리는 (사브리나가) 좋은 소설이 가져야 할 것들을 갖고 있다고 느꼈다"고 설명했다.
영국 출신 작가 6명, 미국인 3명, 아일랜드와 캐나다인 각 2명이 맨부커상 1차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에 오른 이 중에는 '잉글리시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로 이미 맨부커상을 수상한 캐나다 작가 마이클 온다체의 신간 '워라이트(Warlight)'가 포함됐다.
심사위원회는 오는 9월 6편으로 최종후보(shortlist)를 줄인 뒤 오는 10월 16일 수상작을 발표할 예정이다.
1969년 제정된 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의 공쿠르 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02년부터 금융서비스회사 맨 그룹의 후원을 받으면서 맨부커상으로 이름을 바꾼 상은 그동안 영국과 아일랜드,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영연방 작가들에게만 수여됐다.
하지만 2014년부터는 작가의 국적과 관계없이 영국에서 출간된 영어로 쓰인 작품으로 대상을 넓혔다.
다양한 문화권의 작품을 아우르지 못하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2005년부터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한 뒤 2016년부터 매년 시상하고 있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