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동한 지구대 직원들 경찰서에 보고 안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고층 아파트 거실 창문 앞에 드론을 띄워 집 내부를 불법 촬영을 했다는 '몰카'(몰래카메라) 의심 신고가 접수됐으나 경찰이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물의를 빚었다.
25일 인천 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시 서구 한 아파트에 사는 A(31·여)씨는 이달 12일 오후 5시 35분께 몰카 촬영을 당했다며 112에 신고했다.
A씨는 "22층 집에서 TV를 보는데 갑자기 강아지가 거실 창문에 매달려 짖었다"며 "밖을 내다보니 공중에 드론 한 대가 떠 있고 1층 아래에는 20∼30대로 보이는 젊은 남성이 조종기를 들고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신고를 받고 지구대 경찰관 2명이 해당 아파트 건물로 출동했으나 용의자 남성과 드론은 사라지고 없었다.
A씨가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거실 창문 밖에 떠 있던 드론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하자 해당 남성은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출동한 지구대 경찰관들은 해당 드론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는지 알 수 없어 범죄 혐의점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상급기관인 서부서에 사건 발생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
피해자가 뒤늦게 한 언론사에 제보하자 경찰은 신고 접수 8일 만인 이달 20일 수사에 착수했다.
지난해 7월에도 대전에서 '드론 몰카' 의심 신고를 접수한 경찰이 한 달 넘도록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않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논란이 일자 뒤늦게 수사에 착수해 비판을 받았다.
경찰은 신고가 접수된 아파트 주변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드론을 띄운 남성의 신원을 확보한 뒤 해당 드론에 카메라가 장착돼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신고가 들어온 아파트에서 A씨 외 추가로 드론 몰카 의심 신고를 한 주민은 없었다"며 "지구대에서 현장에 출동한 뒤 경찰서로 발생 보고를 하지 않은 것은 판단 착오이고 사건 처리를 잘못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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