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투자자들, 美 부동산 처분 나섰다

입력 2018-07-25 11:45  

중국 투자자들, 美 부동산 처분 나섰다
10년 만에 미국 상업부동산 순매도 전환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몇 년간 미국에서 뉴욕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같은 유명 부동산을 값비싸게 사들여온 중국 투자자들이 자국 당국의 압박으로 부동산을 처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의 보험사와 복합기업을 비롯한 투자자들이 10년 만에 미국 상업부동산 시장에서 순매도자로 전환했다고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터회사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중국 투자자들은 2분기 12억9천만달러(약 1조4천500억원)에 이르는 미국 상업용 부동산을 매각했지만, 부동산을 구입한 것은 1억2천620만달러 어치에 그쳤다. 중국 투자자들이 분기 기준 순매도자가 된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리얼캐피털애널리틱스의 짐 코스텔로 부사장은 "충격받았다"고 말했다.
10억달러가 넘는 순매도는 해외 투자에 대한 중국 정부의 태도가 최근 몇 달 사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보여준다고 WSJ은 전했다.
중국 투자자들은 몇 년 전 자국 정부가 외국 투자에 대한 규제를 완화한 이후 미국 부동산 쇼핑에 뛰어들었다.
미국 호텔로는 역대 최고가인 19억5천만달러에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을 산 것을 포함해 호텔, 사무실 건물 등을 구입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써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위안화 가치 안정 등을 위해 태도를 바꿔 이런 해외 투자를 단속하기 시작했다.
HNA(하이난항공)그룹과 그린랜드홀딩그룹 같은 중국 기업들은 중국 당국의 압력 속에 부채를 상환하기 위해 부동산을 정리하고 있다.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의 주인이 됐지만 올해 들어 경영권이 당국에 넘어간 안방보험은 미국의 호텔 가운데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무역과 안보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긴장 고조도 미국 부동산 매도세에 영향을 끼쳤다고 보고 있다.
중국인 투자자들이 발을 빼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성장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kimy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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