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 않고 빈곤국에 수출…나이지리아 차량 90%는 수입중고차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선진국들의 고물 차량이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빈곤 국가들로 쏟아져 들어오면서 이들 국가의 온실가스 규제 목표치 달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인도 뉴델리의 과학환경센터(CSE)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미국과 유럽, 일본 같은 나라가 나이지리아와 방글라데시와 등에 낡은 중고차를 마구 수출해 대기 오염을 악화하는 실정을 고발했다고 톰슨로이터재단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들 차량은 애초 선진국들 내 규정에 따라 폐차 처리됐어야 하지만, 환경 규제가 약한 가난한 나라들로 수출돼 도로를 누비면서 탄소배출도 크게 늘리고 있다는 것이다.
CSE 측은 기자회견에서 "해당 수출국들이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책임을 공유하는 일 없이 이런 일에 제동이 걸리지 않으면, 가난한 나라들은 청정 공기 및 기후변화 목표치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세계에는 약 20억대의 차량이 있으며, 이중 2%인 4천만 대가 매년 선진국의 도로에서 퇴출당하고 있다는 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 많은 수가 케냐와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와 같은 나라로 실려 오고 있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등록 차량 350만대 중 90%는 수입 중고차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낡고 제대로 정비조차 이뤄지지 않는 이들 중고차량은 연료를 소모하면서 높은 수준의 오염원을 배출, 지구 온난화를 재촉하고 있다.
이들 중고차는 또 방글라데시 다카나 나이지리아 라고스와 같은 대도시의 공기 질을 크게 악화시키면서 폐 질환이나 호흡기질환, 암 위험을 높이고 있다.
보고서는 이들 차량을 수출하는 선진국들이 배기가스 기준 등 수출 규제를 제대로 시행해야 하고, 차량 제조업체들도 판매 차량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식의 처리에 더 책임을 가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빈곤 국가들로서도 수입 중고차에 대한 의존을 줄이려고 노력하기는 하지만 아직은 정책이 미흡해 외국의 고물차를 막지 못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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