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1948 격동기 한반도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종합)

입력 2018-07-26 16:39  

1945∼1948 격동기 한반도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종합)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제헌국회 사진첩·유진오 헌법초안 등 200여점
"소수 정치지도자 아닌 대중의 시선 담아 상설전과 차별화"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정아란 기자 = "생각하면 38선이란 허황하고 허무한 것 같고 두세 사람의 눈을 기우고, 불과 오리나 십리 길을 건너느라고 천리 밖에서부터 계획을 세우고 겁을 집어먹고 몸에 지닌 것까지 다 버리고…"
소설가 염상섭(1897∼1963)이 1948년 발표한 작품 '삼팔선'에 묘사된 38선은 공포의 대상이다. 한반도를 반으로 가른 분계선인 38선을 넘으려면 불안과 긴장을 떨쳐내야 했다.
1910년 시작된 일제 지배가 끝나고 1945년 국권을 되찾았지만, 정국은 어수선했다. 다양한 이념을 지닌 사람들이 이합집산하며 경쟁했고, 그 결과 1948년 남과 북에는 각기 다른 정부가 들어섰다.
27일 대한민국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개막하는 정부수립 70주년 특별전 '그들이 꿈꾸었던 나라'는 1945∼1948년 한반도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아보는 자리다.
상설전 '대한민국의 기초확립 1948년~1961년'과 시기상 일부 겹치지만 "소수 지도자가 아닌, 각자 영역에서 어떻게 나라를 정상화할지 고민한 대중의 에너지를 살펴본다"(노선희 학예연구사)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는 것이 박물관 설명이다.



노 학예연구사는 26일 기자간담회에서 "중복되더라도 현대사에서 중요한 시기인만큼 조금 다른 시각에서 다뤄야 한다고 판단했다"라면서 "정부수립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양한데 그 첫 시도인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수십 년간 표현의 자유를 빼앗겼던 언론·출판계와 지식인, 사회적 권리 회복을 위해 고군분투한 노동자와 농민, 새로운 사회를 향한 이상을 공유하며 이를 사회와 공유하고자 했던 문화예술인들의 발자취를 하나하나 소개하려는 시도다.
200여점이 전시되며, 제헌헌법 토대가 된 유진오 헌법초안 초고(1948), 일왕이 포츠담 선언을 수용한다는 내용의 매일신보 1945년 8월15일자 신문, 제헌국회의원 198명 사진이 남아있는 제헌국회의원 사진첩 등 굵직한 자료도 여럿이다.
정부수립 후 문교부가 최초로 발행한 국정국어 교과서 '초등 국어 1-1 바둑이와 철수'(1948), 1940년대 서울중앙방송국에서 사용한 온에어램프, 남북 우편물 교환에 따라 38선 이북인 고성에서 천안으로 보낸 편지 등이 눈길을 끈다.



5부로 구성되는 전시는 광복 후 사회 진출과 정치참여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펼쳐진 제1부 '격동의 공간 한반도'로 시작한다.
제2부 '해방 이후'는 보건·의료·교통·통신 산업 발전을 꾀하고 민족 정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이뤄진 활동을 보여주고, 제3부 '고단한 삶과 희망'은 외국에서 고국으로 돌아와 미래를 개척한 사람들의 사연과 피폐한 민생을 소개한다.
제4부 주제는 '민의의 발산'. 일제강점기에 억눌렸던 목소리가 분출되는 모습을 신문과 잡지, 문학 작품을 통해 전한다.
마지막 제5부 '정부수립, 그 후'에서는 독립정신을 계승한 민주국가가 남한에 수립된 뒤 만들어진 정부 기구 규정, 해외여권 규칙, 국정 국어교과서, 교육법안 관련 자료를 볼 수 있다.
아카이브 위주이지만 중간중간 당대 서점을 재현하거나 인쇄기, 인력거 등도 함께 전시해 흥미를 불러일으킨다.
주진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은 "우리 말과 글을 되찾고자 노력하고 생산 현장에서 부지런히 애썼던 사람들의 이야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자각과 성장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외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시에 담았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일까지. 관람료는 없다.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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