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 향한 폭죽발사 피해 우려 키워, 자치단체 단속은 '허술'
(부안=연합뉴스) 임채두 기자 = "머리에 폭죽 불똥이 내려앉을까 봐 무섭더라고요."
강렬한 태양이 수평선 아래로 모습을 감추고 어둠이 찾아온 24일 밤.
100여명의 피서객이 모인 전북 부안군 격포해수욕장에서는 때아닌 불꽃놀이가 펼쳐졌다.
해수욕장의 낭만을 즐기려는 몇몇 피서객은 폭죽을 다발로 사 들고 해변에 자리를 잡았다.
폭죽이 터지자 형형색색의 불꽃이 칠흑 같은 어둠을 밝혔다.
백사장에는 이미 검게 산화한 폭죽 잔해가 널려 있었고, 메케한 화약 냄새가 코를 찔렀다.
모두 발사된 폭죽에서 피어오른 화약 연기는 상공을 뿌옇게 가리더니 바닷바람을 타고 이리저리 흩어졌다.
일부 피서객은 하늘이 아닌 전방을 향해 폭죽을 쏘는 등 위험천만한 행동도 서슴지 않았다.
축제장을 방불케 한 폭죽놀이는 이날 오후 8시부터 밤 10시까지 쉼 없이 이어졌다.
불꽃놀이는 해수욕장에서 금지된 엄연한 불법행위다.
'해수욕장의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은 백사장 내 불꽃놀이를 금지하고 있다.
적발 시 1회 3만원, 2회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하지만 이날 누구도 불꽃놀이를 제지하지 않았다.
'폭죽놀이 금지구역'이라고 적힌 안내문도 찾아볼 수 없었다.
연인과 이곳을 찾은 박모(29·여)씨는 "해변에 들어서기 전부터 사방에서 폭죽 소리가 들렸다"며 "무슨 일인지 궁금해 해변으로 가보니 너나 할 것 없이 폭죽을 터트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폭죽이 위험한 도구라는 의식이 없는지 사람이 지나가도 아랑곳하지 않았다"면서 "해변에서 추억을 남기는 것도 좋지만, 사람을 다치게 할수 있는 행위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위험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상의를 벗은 남성 5명은 한 치 앞이 보이지 않는 바다로 뛰어가더니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해류에 휩쓸릴지도 모를 상황에서 혈기왕성한 이들은 바다 안쪽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가기도 했다.
부안군은 안전문제로 입수시간(10:00∼19:00) 외에 야간 입욕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들을 제지할 안전관리요원은 어디에도 없었다.
이에 부안군 관계자는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직원이 1명이어서 사실상 손이 달린다"며 "주로 주간에 해수욕장을 관리하고 오후에는 사무실 업무를 보는 실정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로부터 "오늘부터 관내 5개 해수욕장에 59명의 안전관리 요원이 배치된다. 불법행위 단속과 계도에 신경 쓰겠다"는 말을 들었지만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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