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시 외국인 주식 순매도 이어질 수도"

입력 2018-07-26 12:00   수정 2018-07-26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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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미중 무역분쟁 지속시 외국인 주식 순매도 이어질 수도"

"현재 시총 대비 순매도 비중은 0.3%…과거보다 높지는 않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이어지면 한국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주식 순매도가 계속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이 지적했다.
현재 순매도 규모가 과거 경우나 다른 신흥시장국에 비해 크지는 않지만, 확대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26일 이와같은 내용이 담긴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 등 주요 대외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으면 양호한 기초경제 여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주식 순매도 흐름이 지속되면서 국내 금융시장 불안심리가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보면 올해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서 2월 이후 5개월 연속 주식을 순매도했다.
한은은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인상 가속화 가능성과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리스크가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또 "그간 주가가 큰 폭 상승한 데 따른 차익실현도 순매도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우선 2월 이후 연준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주가가 급락하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투자 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의 환차손 우려도 증대됐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국제금융시장에 위험 회피 심리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한은은 "특히 6월 들어서는 미국이 중국 수입품 관세 부과 규모와 품목, 시행일을 명시하면서 무역분쟁 우려가 더 커졌고, 이로 인해 중국과 아시아 신흥시장국 증시에도 일부 부정적 영향이 파급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더해 한은은 "일부 취약 신흥시장국에서 금융불안이 커지면서 세계 투자자들이 신흥시장국 투자 비중을 축소하기 시작했다"며 "이때 주가가 급등한 종목을 중심으로 차익 시현에 나선 점도 한국 주식을 팔게 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다만 2∼6월 외국인의 월평균 순매도 규모는 1조2천억원, 시가총액 대비 순매도 규모 비율은 0.3%로 크지 않다고 봤다.
과거 2007년 6월에서 2008년 4월까지 11개월간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월평균 3조9천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때 주식시장 시가총액의 4.2%를 팔아치웠다.
또 2008년 6∼11월 5개월간은 월 평균 3조9천억원어치(시가총액의 2.9%)를 순매도했다.
한은은 최근 외국인들이 일부 다른 신흥시장국에서는 시가총액의 0.5∼1.0%를 순매도하는 데 비하면 한국에선 순매도 강도가 낮은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제금융센터도 전날 '최근 외국인의 국내주식 순매도 평가' 보고서에서 "앞으로 외국인 매도가 재개될 소지가 있다"고 경고했다.
국금센터는 "최근 증시 악재들이 성격상 장기화하거나 추가 확대될 여지가 있어 안심할 수만은 없다"고 강조했다.
국금센터는 올해 5월 이후 외국인들의 국내주식 순매도에서 상장지수펀드(ETF) 환매 부분이 6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한국의 악재가 아닌 신흥국 전반의 투자심리 악화로 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금센터는 "높은 외국인 지분율, 증시의 높은 개방도, 외국인 대차거래 증가, 여름철 계절적 약세 등을 생각할 때 외국인 매도가 재개되면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금센터는 또 "최근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한국 증시 투자의견이 다소 낮아지는 점도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최근 노무라가 코스피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고 골드만삭스는 한국 경제지표 전망치를 낮췄다. JP모건, 크레디트스위스 등은 한국 증시가 박스권에서 머물 것이라고 전망하는 등 조심스러운 시각을 내비쳤다.


hye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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