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내 탓" 보좌관사건 처음 입 열어…지지율 곤두박질

입력 2018-07-25 18:57   수정 2018-07-27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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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내 탓" 보좌관사건 처음 입 열어…지지율 곤두박질
여당의원 모임서 "책임자는 바로 나…측근이나 비서실 누구도 법 못 피해"
'정치적 치명상'…마크롱 지지율 32%로 작년 취임후 최저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자신의 보좌관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 행세를 하며 시민을 폭행한 사건에 대해 여당의원들에게 "유일한 책임자는 바로 나"라고 말했다.
정부가 대통령 측근의 비위를 은폐하려 했다는 비판이 비등한 가운데 사건이 보도된 지 6일 만에 처음으로 마크롱이 직접 해명에 나섰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이번 스캔들로 지난해 취임한 이래 최저치로 곤두박질친 뒤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저녁 파리 시내에서 여당인 '레퓌블리크 앙마르슈'(전진하는 공화국)가 주최한 비공개 행사에 참석해 "지난 5월 1일 일어난 사건은 중대하고 심각한 일로, 내게는 실망이자 배반이었다"면서 "내 측근이거나 비서실의 그 누구도 법을 피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책임자를 찾는다면 그건 바로 나다. 나 혼자 유일하게 책임이 있다. 알렉상드르 베날라를 신임한 것도, 그의 정직 처분을 승인한 것도 나"라고 강조했다고 르몽드가 참석자들의 말을 인용해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이른바 '베날라 게이트'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베날라 게이트'는 마크롱의 보좌관이자 수행비서였던 알렉상드르 베날라(26)가 지난 5월 1일 파리 시내 노동절 집회에서 경찰의 진압용 헬멧을 착용하고서 시위에 참가한 젊은 남녀에게 폭력을 행사한 사건이다.
지난 19일 르몽드의 보도로 사건이 처음으로 알려진 뒤 정치권이 격랑에 빠져들었지만, 마크롱 대통령은 야권의 줄기찬 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해왔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베날라를 해임하고 검찰도 수사를 개시했지만, 파문은 계속 확산하면서 마크롱 대통령을 겨냥했다.
상·하 양원은 이 사건을 파헤치느라 개헌 논의까지 중단한 채 국정조사를 시작했고, 야권은 내무장관의 사임과 마크롱 대통령이 직접 국민에게 나서 해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특히 노동절 직후 엘리제궁과 내무부가 사안을 인지한 뒤에 베날라가 정직 15일의 가벼운 처분만 받고 복귀한 것에 대해 '대통령 측근 봐주기' 아니냐는 비난이 거세다.
베날라는 마크롱의 대선 후보 시절 사설 경호원으로 고용됐다가 마크롱의 집권과 동시에 엘리제궁에 보좌관 겸 수행 비서로 입성했다.


그는 경호실 요원이 아님에도 대통령의 의전과 경호에서 전권을 휘두르고 경찰 등 사법기관을 상대로도 권한을 남용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 일부 여당의원은 엘리제궁의 미온적인 초동 대응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원은 르몽드에 "이틀간 아무 대응도 없었다. 엘리제궁은 심지어 전화도 받지 않았다. 장관들이 일찍 나설 수도 있었는데 그러지 않고 여당 의원들만 분투했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번 사안을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절호의 공격 찬스로 보고 연일 맹공세를 펼치고 있다.
베날라의 직속상관으로 그의 노동절 집회 참관을 승인한 대통령 비서실의 파트리크 수석비서관이 24일 청문회에 불려 나온 데 이어 마크롱의 '오른팔'로 불리는 알렉시 콜러 대통령 비서실장도 26일 청문회에 출석한다.
제1야당인 중도우파 성향의 공화당과 급진좌파정당 '프랑스 앵수미즈'(굴복하지 않는 프랑스)를 중심으로 야권은 상·하 양원에서 동시에 청문회를 진행 중이다. 공화당은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가 이끄는 내각에 대한 불신임안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베날라 게이트로 마크롱은 정치적 치명상을 입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여론조사기업 입소스(IPSOS)의 최신 조사에서 마크롱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4%포인트 떨어진 32%로 작년 취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이 조사는 베날라 게이트가 르몽드의 보도로 막 터져 나온 뒤인 20∼21일 유권자 999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리서치업체 엘라베의 다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0%가 베날라 게이트에 대해 "충격을 받았다"고 답하는 등 여론은 이번 사안을 매우 부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치학자 브뤼노 코트르 박사는 AFP통신과 인터뷰에서 "베날라의 비위가 문제가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구조가 문제다. 감찰이나 검찰 조사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마크롱에게는 매우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yongla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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