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낙태금지 고수" 아일랜드 가톨릭, 윤리강령 제정

입력 2018-07-25 20:12  

"끝까지 낙태금지 고수" 아일랜드 가톨릭, 윤리강령 제정
가톨릭 소유 병원서 적용…낙태 허용키로 한 국민투표 결과에 반해



(런던=연합뉴스) 박대한 특파원 = 아일랜드 국민투표에서 엄격한 낙태금지 규정 철폐가 결정됐지만, 가톨릭 소유 병원에서는 낙태시술을 계속 금지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2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아일랜드 가톨릭 주교 협의회는 최근 '의료 윤리기준 강령' 초안을 마련해 발간했다.
이 윤리강령은 아일랜드 가톨릭 소유 병원이 지켜야 할 종교적 지시사항을 담았다.
이에 따르면 가톨릭 소유 병원에서는 낙태시술은 물론 낙태로 이어질 수 있는 태아 기형검사 등도 금지된다.
낙태는 발달 초기 단계에 있는 무고한 생명에 대한 직접적이고 고의적인 살인 또는 치명적인 폭행이기 때문에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는 것이 가톨릭 주교 협의회의 입장이다.
태어나지 않은 아이의 건강을 위협하는 기형검사 역시 가톨릭 소유 시설에서는 시행돼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사후피임약 복용 역시 '이미 존재하는 생명을 파괴하는 것'인 만큼 낙태의 일환으로 분류해 금지된다.
성전환수술이나 동성커플의 임신을 돕는 행위 역시 윤리강령에 위반된다.
가톨릭 주교 협의회의 이 같은 입장은 지난 5월 실시된 아일랜드 국민투표 결과에 반하는 것이다.
앞서 인구 대다수가 가톨릭 신자인 아일랜드는 지난 5월 국민투표를 통해 엄격한 낙태금지를 규정한 헌법조항을 폐지하기로 결정하고 현재 관련 입법이 진행 중이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의사 본인의 개인적 신념에 반할 경우 낙태를 원하는 환자를 다른 전문가에게 넘길 수 있지만, 공공재원으로 운영되는 기관은 낙태 시술 거부가 불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가톨릭 윤리강령은 통상 개인적 신념과 법이 충돌할 경우 법을 지켜야 하지만 근본적이고 빼앗을 수 없는 개인의 권리와 관련해서는 신념이 우선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pdhis9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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