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자신의 전용기안에서 멜라니아 여사가 이용하는 TV에 CNN이 켜진 것을 보고 참모들에게 격노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백악관 군사실(WHMO)과 공보국이 지난 19일 주고받은 내부 이메일을 입수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전용기에 동승한 멜라니아 여사의 TV에서 CNN 방송이 나오자 측근들에게 역정을 냈으며 이로 인해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자신이 선호하는 폭스 뉴스가 켜져 있어야 한다는 규정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NYT는 이메일 말미에서 백악관 관리들은 '폭스 뉴스를 켜놓는 것이 표준 운영절차가 될 것'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는 자신이 '가짜뉴스'라고 줄곧 비판해온 CNN에 대한 또 하나의 강한 반감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지방관저 앞에서 한 공동기자회견에서 CNN 기자를 향해 '가짜뉴스'라고 비난하며 질문받길 거부했다. 당시 CNN의 백악관 출입기자인 존 아코스타가 "질문해도 되느냐"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CNN은 가짜뉴스다. 나는 CNN한테서는 질문받지 않는다"면서 "폭스의 로버츠, 진짜뉴스로 갑시다, 질문하세요"라고 말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격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갈수록 더 선택된 정보의 세계에서만 살고 있고, 또 자신의 입맛에 맞게 진실을 굴절시키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주리주 캔자스시티에서 열린 해외참전용사회(VFW) 전국대회에 참석해 언론에 대해 "가짜뉴스"라고 공격하면서 "경제에 관해 미디어에서 보고 읽는 것을 믿지 말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들이 보고 읽는 것은 일어나지 않고 있는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라"면서 "이런 사람들, 가짜뉴스로부터 여러분이 보는 쓰레기를 믿지 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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